'이란 휴전' 흔드는 네타냐후…"협상" 말했지만 레바논 계속 친다

이스라엘, 다음 주 미국서 레바논과 협상…11일 시작 美-이란 종전협상 영향권
네타냐후 "헤즈볼라 계속 타격"…페제시키안 "공격 지속시 美와 협상 무의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8일 영상 연설을 통해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공식화하고 있다. 2026.2.28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합의 후에도 레바논을 공습한 이스라엘이 다음 주 레바논과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레바논에 대한 공습은 계속할 것으로 보여 주말 시작되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전 합의에 레바논 포함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리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레바논과의 협상에 나설 뜻을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레바논이 반복적으로 직접 협상을 요청해 온 점을 고려해 어제 내각에 가능한 한 빨리 레바논과 직접 협상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며 "이스라엘은 레바논 총리가 베이루트의 비무장화를 촉구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24년 11월 헤즈볼라와 휴전에 합의하면서 휴전 조건 중 하나로 헤즈볼라의 비무장화를 요구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2월 말 이란과의 전쟁이 발발하고, 헤즈볼라가 3월 초 보복 공격으로 참전하자 이스라엘은 이를 빌미로 레바논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실시했다.

특히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합의 직후인 전날(8일)에도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 전역을 대대적으로 공습했고, 레바논 당국은 3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에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레바논군과 보안 당국에 베이루트 전역에 대한 국가의 완전한 통제를 즉시 강화하고, 합법적인 보안 기관만 무기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하면서 이스라엘과의 협상의 문을 열었다.

양국은 다음 주 미국 워싱턴 D.C.에서 만나 직접 협상 개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실이 3자 회담을 계획 중이며, 미셸 이사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와 나다 하마데 모아와드 미국 주재 미국 주재 레바논 대사, 예키엘 레이터 미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규모 공격을 단행한 가운데 9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구조대원들이 공습 현장의 잔해를 치우고 있다. 2026.4.10 ⓒ 뉴스1 ⓒ 로이터=뉴스1

양국 간 협상은 시작 전부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레바논 정부는 협상 조건으로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공격을 중단할 뜻이 없어서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힘과 정밀함, 결단력을 가지고 헤즈볼라를 계속 타격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민간인을 공격하는 자는 누구든 타격을 받을 것이다. 북부 주민들의 완전한 안전이 회복될 때까지 필요한 곳 어디든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했다며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자제할 것이라고 말하기는 했으나 공격 중단을 확언하지는 않았다.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2주 휴전 합의 위반'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이스라엘이 공격을 계속 이어갈 경우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미국과 이란 대표단은 오는 11일 오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첫 대면 협상을 갖고 종전 방안을 논의한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휴전 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자 기만 및 합의 이행 의지 부족을 보여주는 위험한 지표"라며 "이같은 행위가 계속되면 모든 협상은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레바논과 전체 저항의 축은 휴전 합의에서 분리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부인하거나 번복할 여지는 없다. 휴전 위반에는 분명한 대가와 강력한 대응이 따른다. 즉시 불을 꺼라"라고 경고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