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대표, 휴전 직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끔찍한 살육"

레바논 전역 공습해 112명 사망…이란, 호르무즈 유조선 차단

볼커 튀르크 유엔 최고인권대표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유엔이 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합의가 이뤄진 후 발생한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레바논 공습으로 발생한 민간인 피해가 "끔찍하다"고 규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볼커 튀르크 유엔 최고인권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오늘 레바논에서 발생한 살육과 파괴의 규모는 끔찍하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튀르크 대표는 "이란과의 휴전에 합의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러한 대학살이 벌어졌다는 사실은 믿기 힘들 정도"라며 "민간인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평화에 엄청난 압박을 가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튀르크 대표는 공습으로 레바논에서 대규모 사상자가 보고됐으며 병원들은 수용 능력을 초과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베이루트 공습 현장에 파견된 유엔 인권팀은 현장이 황폐화됐으며 잔해 속에서 여러 구의 시신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병원과 구급차를 상대로도 공습 피해가 이어졌다.

튀르크 대표는 "국제 인도법은 민간인과 민간 기반 시설이 반드시 보호받아야 함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며 "모든 위반 사항에 대해 신속하고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책임자들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이 악몽을 끝내는 데 신속히 행동해야 한다. 레바논 국민이 계속되는 포화 속에 살며 강제로 쫓겨나고 추가 공격의 공포 속에 있는 한, 광범위한 지역의 평화를 가져오려는 노력은 불완전한 상태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8일(이란 기준) 파키스탄의 중재 하에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으나 이스라엘은 이후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 전역에서 전쟁 시작 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가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수도 베이루트 등 전국 각지에서 최소 112명이 사망하고 837명이 다쳤다.

한편 이란 국영 매체들은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통행을 재차 폐쇄했다고 보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