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여전히 사실상 봉쇄…2주 휴전 첫날 3척 통과에 그쳐

이란 통제 하에 극소수 선박 선별적 통행만 가능

유조선들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걸프만을 항행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사실상 봉쇄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휴전 발표 이후 처음 해협을 빠져나간 선박은 단 3척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전쟁 이전 하루 평균 약 135척이 통과하던 것과 비교하면 극히 제한적인 수준이다. 이란의 통제 하에 극소수의 선박에 대한 선별적 통행만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페르시아만 내부에는 800척 이상의 선박이 출항하지 못한 채 대기 중이며, 두바이와 오만만 일대에는 1000척이 넘는 선박이 집결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번 휴전이 실제 해협 정상화로 이어지기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휴전은 형식적으로는 유지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양측은 직접 협상을 추진하기로 하고 미국 대표단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과 대면 협상을 준비 중이지만, 중동 전역에서는 산발적인 교전이 이어지며 휴전 이행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레바논 등지에서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계속되면서 이란 측은 이를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은 휴전을 택할지, 아니면 이스라엘을 통한 전쟁을 계속할지 선택해야 한다"고 압박하며 협상 자체가 흔들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휴전 조건과 해석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가 이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 역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실제 현장에서도 통행이 완전히 자유화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일부 선박은 해협 통과를 위해 이란 당국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는 경고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선주들과 보험사들은 휴전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안전한 통행이 가능한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세부 조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해운사들은 현재 선박을 대기 상태로 유지한 채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해상 물류 흐름이 하루 아침에 정상화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로이즈마켓협회의 닐 로버츠는 "무역이 즉시 재개될 가능성은 낮다"며 "근본적인 긴장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위험 수준은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최대 200만달러 수준의 통행료가 부과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 중 상당수는 에너지 수송선이다. 원유와 정제유를 실은 유조선 426척을 비롯해 액화석유가스(LPG) 및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도 다수 포함돼 있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