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예루살렘 성묘 교회 접근 차단…"수 세기 만에 처음"

"이란 전쟁 따른 안전 조치"…부활절·라마단·유월절 모두 차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 위치한 유대교의 성지 '통곡의 벽'을 방문했다. 2025.9.1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스라엘 경찰이 성지 주일(Palm Sunday)을 맞아 예루살렘 성묘 교회 접근을 차단했고 교회 측은 수세기 만에 처음으로 성지 주일 미사가 봉쇄됐다고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찰은 29일(현지시간) 피에르바티스타 피자발라 추기경의 성묘 교회 진입을 막았다. 성묘 교회는 예수가 십자가형을 당하고 부활한 장소로 여겨지는 기독교 최대 성지이다. 피자발라 추기경은 이탈리아 출신의 프란치스코회 사제로, 현재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이다.

라틴 총대주교청은 "교회 지도자들이 성지 주일 미사를 집전하지 못한 것은 수세기 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성지 주일은 부활절로 이어지는 성주간의 시작을 의미하는 중요한 행사로, 평년에는 수많은 순례객이 예루살렘을 찾는다. 그러나 올해는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해 사실상 정상적인 종교 행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스라엘 경찰은 이번 조치가 이란과의 전쟁 상황에 따른 안전상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히 방공호가 없는 구시가지 성지의 경우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경우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악의적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순전히 안전을 위한 조치"라며 향후 며칠 내 종교 지도자들의 접근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회 측과 일부 종교계는 이번 조치가 과도하며 종교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특정 종교 행사만 제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종교의 주요 의식이 동시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번 조치는 기독교뿐 아니라 이슬람과 유대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주요 성지는 전쟁 이후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폐쇄된 상태다.

이슬람의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은 라마단 기간에도 신도 접근이 제한됐고, 유대교의 통곡의 벽 역시 유월절을 앞두고 방문객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