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패권 키운 '페트로달러' 체제, 이란 전쟁으로 시험대"
도이체방크 보고서 "페트로위안 시대 시작 촉발 가능성"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과정에서 위안화 결제를 강제하는 등의 움직임을 시작으로, 원유 거래를 기반으로 한 달러 패권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란은 사실상 자국이 통제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중국 위안화로 거래 대금을 결제해야만 유조선 통항을 허용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24일 보고서에서 이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며 이란 전쟁이 "페트로달러의 지배력 약화와 페트로위안 시대의 시작을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거래되는 원유 대부분은 1974년 체결된 페트로달러 협정에 기반해 미 달러로 가격이 책정되고 결제된다.
이 협정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 원유의 가격을 미 달러로 책정하고 잉여 자금을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안보 보장을 받기로 합의했다.
원유는 글로벌 제조업과 운송에서 핵심 역할을 차지하는 만큼, 페트로달러 체제하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달러 수요가 지속 창출되며 준비 통화로서 달러의 위치가 공고해졌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페트로달러 체제에 대한 도전이 이어져 왔다. 미국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와 이란은 자국 원유를 달러가 아닌 통화로 거래해 왔다.
페트로달러 체제의 핵심 축인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원유가 아닌 철도·항만 등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보고서는 이런 상황에서 이란 전쟁이 벌어지면서 선호 통화가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서서히 전환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아시아로 운송되는 중동산 원유 가격은 위안화로, 서반구에서 생산돼 대서양·태평양을 통해 미 동맹국으로 판매되는 원유 가격은 미 달러로 책정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은 2018년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을 도입했으나, 중국의 자본 통제와 위안화 환전은 달러보다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영향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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