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UAE, 對이란 공세 참전 저울질…"인내 무한하지 않아"
에너지·담수시설 공격 받으면 이란에 반격 검토
NYT "빈 살만, 트럼프에 '지상군 투입 고려해야'"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Gulf) 지역 주요 아랍국가들이 이란의 추가 도발이 이어질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전쟁에 군사적으로 동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현지시간) 상황에 정통한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사우디와 UAE가 이미 항만과 에너지 시설, 공항 등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인내심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들은 이란의 공격이 걸프 국가들의 전력, 담수화시설 등 핵심 인프라로 확대될 경우에만 전쟁에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쟁은 최근 수년간 이어져 온 걸프 국가들과 이란 간 관계 개선 흐름을 다시 뒤흔들고 있다. 사우디와 UAE는 그동안 긴장 완화를 통해 충돌을 피하려 했지만, 전쟁으로 이런 시도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평가다.
최근 24시간 동안 바레인, 쿠웨이트, 사우디, UAE는 이란이 발사한 드론과 미사일을 잇달아 요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미국이 걸프 국가들의 영공과 영토를 활용해 자국을 공격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들 국가를 정당한 공격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전쟁 확산의 또 다른 핵심 변수로는 호르무즈 해협이 꼽힌다. 이란이 해협 통제를 강화하고 일부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걸프 국가들 사이에서는 자국 에너지 수출의 생명줄이 위협받고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가 통과하는 하르그섬 점령에 나설 경우, 이란이 걸프 전역을 상대로 대규모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 측은 해당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섬을 직접 타격하고 해협과 페르시아만에 기뢰를 부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장기화 속에서 이란의 공격 강도도 크게 높아졌다. 개전 이후 걸프 국가들을 향해 약 5000기의 미사일과 드론이 발사됐고, 석유·가스 시설과 공항, 미군 기지뿐 아니라 주거지역과 외교구역까지 공격 대상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아랍 걸프 국가들에서 최소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은 정보 공유와 군사적 대응 조율을 대폭 강화하고 있으며, 지난주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도 공동 대응 옵션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당시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내심은 무한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사우디는 공식적으로 외교적 해법을 선호하고 이란 정권 교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는 않고 있지만, 자국 전력과 수자원 인프라가 공격받을 경우 군사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UAE 역시 집단 군사행동 가능성을 가장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 국가로 꼽힌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사우디 내부에서는 보다 강경한 인식도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번 전쟁을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빈살만은 미국·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중동 질서를 재편할 "역사적 기회"로 보고 있으며, 이란의 강경 정권을 제거해야 장기적 위협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에너지 인프라 공격과 함께 지상군 투입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사우디 정부는 성명을 통해 "이 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줄곧 평화적인 해결을 지지해 왔다"라고 밝히며 해당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대화에 나서 양국 간 적대 관계의 완전하고 총체적인 해결을 위한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면서 이란 발전소 및 전력 인프라에 대한 타격을 5일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이란 측은 협상 중이라는 주장을 부인하면서도, 우방국으로부터 미국 측의 대화 제안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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