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흘려도 버티며 美비용 확대한다"…이란의 '비대칭적 인내전'
인접국으로 전장 확대…미군 사상자·유가상승 유발해 美 압박
소모전이 이란에 유리…중동·유럽의 美 동맹국 협조가 관건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고 있는 이란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전장 확대, 상대측 비용 극대화, 그리고 전쟁을 소모전으로 끌고 가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분석했다.
NYT는 이란이 미국의 압도적인 화력과 이스라엘에 맞서 자국 영토에서 더 넓은 지역으로 전장을 확대해 미군 사상자, 에너지,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압박을 가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존스홉킨스대 고등국제학대학원(SAIS)의 발리 나스르 연구원은 "전쟁은 의지와 인내력 시험장이 됐다"며 "이란은 질적으로 우월한 군대에 맞서고 있으므로, 전장을 확대하고 복잡하게 하며 세계 경제에 대한 위험을 증대시켜 그들(미국·이스라엘)의 의지를 시험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말했다.
벨기에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알리 바에즈 이란 담당 국장은 "이란은 자국이 치를 비용과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고통을 최대한 확산시키려 한다"며 "전쟁에 대한 충분한 반대 여론을 조성해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서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에 "생존 자체가 곧 승리"라며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얻은 것이라고 해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이 전략의 배경에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사상자와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지기 전에 전쟁을 축소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란이 중동 국가들과의 갈등을 감수하고 미군 사상자와 유가 상승을 유발하기 위해 주변국 미군 기지와 에너지 인프라를 타격하는 것도 이 전략의 일환이다.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를 줄이고 페르시아만을 거치는 원유에 더 의존하게 되면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전쟁을 빨리 끝내라는 유럽의 압박도 더 세질 수 있다.
NYT는 이란의 버티기 전략을 "비대칭적 인내전"이라고 부르며 이는 "이스라엘과 미국, 페르시아만 지역의 방공망이 한계에 달했을 때 격화할 수 있는 능력을 보존하기 위해 초기 피해를 감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란에는 이번 전쟁을 미국의 소모전 양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켈리 그리코 선임연구원은 미국 중동 매체 '알 모니터'에 "이란의 미사일이 먼저 고갈되기 전에 미국과 동맹국의 요격미사일이 먼저 바닥날 위험이 있다"며 "이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보유한 탄도미사일 요격기 총량을 합친 것보다 거의 확실히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란의 탄도미사일 재고는 2000발로 추정된다.
미국과 이스라엘도 이 점을 알고 있다. 군사 분석가 프란츠-스테판 가디는 이번 전쟁이 "시간과의 경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미국, 동맹국들이 요격 미사일이 부족한 상황에서 더 정교한 이란 미사일이 쉽게 발사되지 못하도록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 통신 거점을 최대한 신속히 파괴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 중동 국가들의 협조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중동 전문가 하산 T. 알하산은 "이란의 공격을 받는 이들 국가는 이제 미국군이 작전을 더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자국 영공과 영토에 대한 더 큰 작전 접근권을 허용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의 핵 개발에 비판적이어도 이번 공격을 명시적으로 지지하지 않은 영국, 프랑스, 독일 역시 "페르시아만에 주둔한 자국 군대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며 "이는 모두가 이 지역에서 글로벌 공동 이익이 위태로워졌음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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