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면 봉쇄' 발표한 호르무즈 해협…"의지도 능력도 의문"
이란 원유 수출 악영향 '자충수'…핵심 수입국인 우방국 中 타격
美공격에 오만만 해군력 궤멸 추정…"수십년 위협에도 실행은 없어"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란이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했다고 위협 강도를 높이면서 국제 원유가격이 급등하는 등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다만 이란의 전면 봉쇄 의지나 실행 능력이 실제보다 과장됐을 수 있어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 현실화로 세계 경제가 막대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포브스에 따르면, 역내 선박 운영사들과 영국 해상무역기구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 선박 운항을 막겠다고 위협했다는 보고를 내놓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을 오만만과 아라비아해로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 액화천연가스 약 20% 등 에너지 자원이 가장 좁은 지점 폭이 33㎞에 불과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
이날 IRGC 총사령관 고문인 이브라힘 자바리는 국영 언론에 "(호르무즈) 해협은 봉쇄됐다며 "누구든 통과하면 한다면 혁명수비대와 정규 해군의 영웅들이 그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통행 불가"를 경고한 것보다 한층 강경해진 봉쇄 선언이다.
국제 유가는 이미 급등하고 있으며, 향후 며칠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장 마감 기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약 72달러,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약 78달러 안팎을 기록해 전일 대비 약 6~7%대 급등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이란의 석유 수출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자충수여서 오래 갈 수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에너지 수출량의 절반 이상은 중국으로 향하는데,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이란 에너지의 약 90%를 중국이 사들이는 상황에서 이란은 주요 우방국인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산업 데이터 집계 및 연구 기관인 클레퍼에 따르면 이란은 하루 평균 165만 배럴의 원유와 가스 콘덴세이트를 수출한다.
이란의 봉쇄 선언에도 불구하고 이란군이 이를 행동에 옮길 만한 능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28일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등 핵심 인사들을 겨냥한 공습과 동시에 이란의 탄도미사일 시설과 해군 전력을 집중 타격했다. 이란 해군 전력을 먼저 겨냥한 것은 호르무즈 해협 위협 가능성을 선제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이번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오만만의 이란 함정 11척을 격침해, 현재는 0척"이라며 "이란 정권은 수십 년간 오만만에서 국제 해운을 괴롭히고 공격해 왔다. 그런 날들은 끝났다"고 발표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의회 지도부에 이란 상황을 브리핑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관련, "이 테러 정권은 전 세계 에너지의 20%를 차단할 수 있고 이가 그들이 가진 지렛대"라면서도 "우리는 그들의 해군을 파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란 사태로 인한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도 수립한 상태다. 루비오 장관은 "내일(3일)부터 에너지 가격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여러 단계를 순차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비축유 방출, 금융 안정 조치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는 동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일일 최대 510만 배럴을 홍해로 이동시켜 선적할 수 있으며, UAE는 아부다비-푸자이라 파이프라인을 통해 하루 150만 배럴을 수송할 수 있어, 대체 파이프라인이 봉쇄 파급력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
포브스는 "현재 이 지역은 미지의 수역에 들어섰고 훨씬 광범위한 지역 분쟁에 직면해 있다"면서도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해 왔지만 실제로 이를 시도하거나 공식적으로 실행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위협의 실제 실행 가능성이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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