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에 석유·가스 '대박 투자' 제안…트럼프 욕망 충족"

FT "거래 선호하는 트럼프 설득 차원"

이란 신문의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2026.02.26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군사행동을 막고 핵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미국 기업의 자국 석유·가스 투자를 제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거래주의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미국 기업의 자국 에너지산업 투자 기회를 제시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을 특별히 겨냥한 제안"이라며 "미국 기업에 이란의 석유·가스·광업·핵심광물 등 관련 분야 전반에서 막대한 경제적 대박(bonanza)을 안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달 베네수엘라 사태를 선례로 삼아 이 같은 구상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축출한 뒤 미국 기업 주도로 현지 석유 산업 재건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다만 이란으로부터 아직 어떤 상업적 제안도 받지 못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및 관련 제조 능력을 보유해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의하면 이란의 천연가스·석유 매장량은 2023년 기준 각각 전 세계 2·3위 규모다. 미국은 트럼프 집권 1기인 2018년 국제사회의 이란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 계획·JCPOA)를 탈퇴하고 에너지 수출 차단 등 대 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 투자 제안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피하면서도 협상 대표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과의 잠재적 경제 협력 가능성을 검토해 왔다고 강조했다.

하미드 간바리 이란 외무차관은 최근 이란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속 가능한 협정을 체결하려면 미국이 빠르게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에서 이익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오만 중재로 3차 핵 협상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이 대화로 문제를 풀 마지막 기회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중동에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전력을 배치해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