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이스라엘군, 레바논 국경지대에 정체불명 화학물질 살포"

레바논 "이스라엘군의 의도적 환경 파괴 행위" 비판

레바논 남부 마르와힌 마을의 감시탑 옥상에서 유엔평화유지군(UNIFIL) 관계자들이 레바논과-이스라엘 국경을 바라보고 있다. 2023.10.12/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이스라엘군이 남부 레바논 국경지대에 '정체불명의 화학물질'을 살포했다고 레바논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UNIFIL)이 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UNIFIL 성명에 따르면 전날 이스라엘군(IDF)은 레바논 남부 블루라인 지역에 독성 없는 화학물질을 투하하는 공중 활동을 수행하겠다고 UNIFIL에 통보했다.

IDF는 해당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대피 상태를 유지하라고 UNIFIL에 경고했고, 이에 UNIFIL은 작전 12개 이상을 취소해야 했다.

UNIFIL은 블루라인 3분의 1에서 약 9시간 동안 평화유지 활동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UNIFIL은 해당 물질의 독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레바논의 샘플 수집을 지원하고 있다.

UNIFIL은 "IDF가 레바논 상공에 항공기를 이용해 정체불명의 화학 물질을 투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화학물질 살포가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제1701호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IDF의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행동은 평화유지군의 위임된 활동 수행 능력을 제한했을 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그들과 민간인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블루라인은 레바논 남부 국경을 따라 약 120km에 걸쳐 있는 경계선으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 비공식 국경선 역할을 한다.

2006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이후 채택된 1701호 결의는 이스라엘이 블루라인 뒤로 철수하고, 해당 경계선과 레바논 리타니 강 사이의 구역을 비무장화하고 레바논군과 UNIFIL의 군사 장비만을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레바논 현지매체 MTV에 따르면 레바논 환경부는 이스라엘 항공기가 국경 지역에서 '살충제'로 의심되는 물질을 살포했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레바논군, UNIFIL과 협력해 1차 샘플을 입수했다고 발표했다.

타마라 엘제인 레바논 환경부 장관은 해당 물질에서 독성이 검출돼도 놀랍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레바논 남부 주민들의 회복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이스라엘군의 의도적인 환경 파괴 행위라고 비판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