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위 재발 막으려 전국서 수천명 체포…'공포 조장' 작전

사복 보안군, 전국적으로 가택 수색 등 대대적 검거 나서

2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엔켈랍 광장의 한 건물에 설치된 반미 광고판 앞을 차량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6.01.26.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한 이란 당국이 추가 시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대규모 체포 작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간) 이란 활동가들을 인용해 지난 며칠 동안 거리 순찰이 강화되는 한편, 사복 차림의 보안군이 대대적인 체포 작전을 시작해 수천 명을 구금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체포자들이 비밀 구치소에 수감됐다고 전했다.

한 활동가는 당국이 "모두를 체포하고 있다"며 "어디로 끌려가는지, 어디에 갇혀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체포와 위협을 통해 사회에 공포를 심으려고 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또 다른 한 활동가는 보안군이 최근 소요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번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과거 시위 기간 체포됐던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들"도 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북서부의 한 주민은 "며칠 전 내 형제와 사촌이 체포됐다"며 "사복 차림으로 집에 들이닥쳐 집 전체를 뒤지고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모두 가져갔다. 이를 외부에 알리면 우리 모두를 체포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이란 당국자들 역시 지난 며칠 사이 체포 수천 건이 이뤄졌다고 확인했다. 이들은 많은 구금자가 "창고나 기타 급조된 장소 등" 비공식 수감시설에 수용돼 있고, 사법부가 사건 처리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이란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이란 당국의 유혈 진압으로 크게 위축된 상태다. 특히 지난 8~9일 인터넷 차단 조치 직후 보안군은 시위대에 대한 무차별 학살을 자행했다.

전날 미국 기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이란 시위로 6373명이 숨지고 4만 2486명이 체포된 것으로 집계했다. 이란 관영 언론들은 시위 발생 이후 주요 도시에서 시위 가담자 최소 1098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23일 "이란 당국이 최근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체포 작전을 벌여 가택, 검문소, 직장, 병원 등에서 사람들을 체포했다"며 "또 다른 반대 의견을 막고 자신들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이고 군사적인 탄압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