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찾아가려면 1000만원"…이란 당국 횡포에 유족 눈물

BBC, 제보 인용해 보도…2주 넘는 반정부시위에 수천명 사망

10일(현지시간) 시위대가 이란 라자비 호라산주 마슈하드의 바킬라바드 고속도로에서 전개되는 반정부 시위에 집결하고 있다. 2025.01.10.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이란 반정부 시위로 숨진 희생자들의 가족들이 당국이 시신 인도를 조건으로 거액을 요구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16일 보도했다.

복수의 제보에 따르면 시신들은 병원과 영안실에 보관돼 있으며, 가족들이 돈을 내야만 인도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인권 단체인 인권운동가통신(HRANA)에 따르면 지난 2주간 이어진 전국 시위에서 최소 2435명이 숨지고 1만8000여 명이 체포됐다.

북부 라슈트에서는 한 유가족이 시신을 찾으려 했으나 보안군이 7억 토만을 요구했다고 한다. 테헤란에서는 쿠르드계 건설 노동자의 가족이 시신을 인도받기 위해 10억 토만(약 1030만 원)을 내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감당할 수 없어 빈손으로 돌아갔다. 이란의 건설 노동자는 보통 한 달에 100달러(약 14만 원)도 채 벌지 못한다.

이런 상황을 알기에 일부 병원 직원들은 가족들에게 보안군이 도착하기 전에 시신을 빨리 찾아가라고 연락하기도 했다. 한 여성은 남편이 숨진 사실을 병원 전화로 알게 된 뒤 두 자녀와 함께 시신을 픽업트럭에 싣고 7시간을 달려 고향에서 장례를 치렀다고 전했다.

또 테헤란의 베헤슈테 자흐라 영안실에서는 '자녀가 바시즈 민병대원인데 시위대에 의해 숨졌다'고 거짓말을 하면 무료로 시신을 인도하겠다는 제안이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유족은 "정부를 지지하는 집회에 참여하라고 했고, 시신을 순교자의 시신으로 묘사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우리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가족들이 당국에 시신을 빼앗길 것을 우려해 영안실 문을 부수고 직접 시신을 꺼내 지켰다는 사례도 보고됐다.

현재 이란은 통신이 차단되어 현지 상황 파악이 어렵다. 국제 인권 단체와 외신은 현장 접근이 제한돼 있다. 시위는 지난해 12월 말 테헤란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했으며, 당국은 강경 진압으로 대응하고 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