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3국, 트럼프에 "이란에 기회를" 설득…"카타르 美기지 경계태세 완화"

사우디·카타르·오만, 막판까지 美이란 공격 만류…"중동에 심각한 역풍"
이란, 트럼프 주장대로 시위자 사형 안 해…시위 소강 관측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뒤로 이란 국기가 펼쳐진 모습. 2025.06.1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오만 등 친미 성향의 걸프만 연안 주요국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 공격 계획을 막바지까지 만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AFP통신은 15일(현지시간) 사우디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들 걸프 3개국이 "이란에 선의를 보일 기회를 주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막바지까지 길고 긴박한 외교적 노력을 주도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관계자는 걸프 국가들의 노력이 "지역 내 통제 불능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워싱턴 측에 이란 공격은 지역 내에 중대한 역풍을 초래하는 길을 열게 될 것이라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지역 내에 깔린 더 많은 폭탄을 제거하기 위해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 얻어낸 신뢰와 현재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공고히 하기 위해 소통이 계속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국가는 이란을 향해서도 대미 강경 대응을 자제해달라고 설득했다. 다른 걸프국 소식통은 "이란 측에 걸프 지역 내 미군 시설을 공격할 경우 지역 내 국가들과의 관계에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는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서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와 관련해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이후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국 공군기지 병력에 철수 지시가 내려지고, 남중국해에 있던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이 중동으로 이동하는 등 미국의 군사 행동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신뢰할 만한 소식통으로부터 "이란이 시위대 살해와 사형 집행을 중단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군사 행동 여부에 관해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란 역시 15일 일시폐쇄한 영공을 개방하고, 체포한 반정부 시위자의 사형 집행을 연기하면서 무력 충돌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병력 철수 지시가 떨어진 알우데이드 미군 기지의 보안경계 태세가 이날 하향 조정됐다는 소식도 나왔다. AFP통신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알우데이드 기지의 위협 수준이 낮아져 "항공기들이 14일 이전의 위치로 복귀하기 시작했다"며 일부 군인들과 직원들도 복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설득을 주도한 걸프 3국은 이란에 대해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란과 중동 지역의 패권을 두고 다투는 오랜 숙적 관계에 있지만, 카타르와 오만은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서방과 이란의 중재국 역할을 맡기도 했다.

미국의 이란 공격이 실행되면 걸프만 경제에 큰 충격이 올 뿐만 아니라, 이란 정권의 붕괴를 틈타 이스라엘의 영향력이 지역 내에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 국가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것으로 보인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