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사이 나쁜 '친미' 걸프 국가들도 美 군사행동 반대"

NYT "이란 공습시 안전하다는 걸프만 이미지 손상 우려"
걸프 국가들, 이란 정권 붕괴시 이스라엘 영향력 확대도 경계

이란과 미국 국기 앞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형상.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뉴욕타임스(NYT)가 친미 성향의 걸프만 연안 국가들도 미국의 군사 행동을 반대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을 중재해 온 오만이 트럼프 행정부에 이란 공습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가자전쟁에서 중재 역할을 맡아 온 카타르 외무부의 마제드 알안사리 대변인도 13일 "카타르 역시 상황을 평화적으로 해소하려는 국가 중 하나"라며 협상 복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걸프 지역 국가들은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습했을 때 실망감을 드러내면서도 미국을 비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12일 만에 끝났던 지난해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과 달리 미국의 공격으로 이란 정권이 붕괴할 경우 그 파급 효과는 더 클 것이라고 우려한다. 투자와 관광하기 안전한 곳이라는 걸프만 지역의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는 또 이스라엘이 이란보다 더 호전적이고 중동을 지배하려는 야망을 가진 것으로 보면서 이란 정권 붕괴시 이스라엘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지난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고위 간부를 겨냥해 카타르 도하를 공습한 적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으로 구성된 느슨한 연합체인 걸프협력이사회(GCC) 6개국은 이란에 대해 각기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은 이란과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사우디는 이란의 오랜 숙적으로,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한 적도 있다. 이란이 지원하는 민병대는 사우디와 UAE를 공격하기도 했다.

다만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023년 중국의 중재로 이란과 외교 관계를 복원하는 등 지역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UAE 역시 경제적으로는 가까운 관계로, 이란과 미국이 충돌하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현지 매체 '더 내셔널'에 따르면, 타니 알 자유디 UAE 무역장관은 13일 "우리는 이란의 두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며, 이란은 특히 식품을 비롯한 많은 상품의 주요 공급처 중 하나"라고 말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