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2년에 가자 석기시대로…유엔 "GDP 83% 급감, 재건에 100조"
"거의 모든 산업 파괴…경제활동 이전 수준 회복에 수십년"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2023년 10월부터 2년간 이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가자지구의 국내총생산(GDP)이 80% 이상 급감했고, 재건에 700억 달러(약 102조 6000억 원)가 필요하다고 유엔이 추산했다.
25일(현지시간) 발표된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2025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지구는 전쟁으로 지난해 GDP가 2023년 대비 83% 감소했다. 1인당 GDP는 161달러(약 23만 원)로 급감해 세계 최저 수준이며, 2005년 당시 1인당 GDP의 6.4%에 불과하다.
전쟁은 대량 실업과 물가상승을 유발했다. 이스라엘의 인도적 지원 물품 및 상품 반입 제한으로 지난해 가자지구의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38% 상승했다. 실업률도 80%로 치솟아 전체 인구(230만 명)가 빈곤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 밖에도 수도·위생시설의 89%, 농경지의 86%가 파괴되는 등 사회기반시설이 붕괴해 국제지원 없이 기본 생활수준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팔레스타인 국민지원 UNCTAD 프로그램을 조정하는 경제학자 무타심 엘아그라는 경제 붕괴로 "1인당 GDP는 22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최근 수십 년간 전 세계적으로 기록된 것 중 최악의 경제 위기"라며 "거의 모든 산업이 파괴됐다. 다차원적 빈곤이 모든 가자지구 주민을 휩쓸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자지구에서는 17만 4500채 이상의 건물이 파괴되고, 경제·인간 활동도 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과 유럽연합(EU), 세계은행(WB)의 공동 추정치에 따르면, 가자지구를 재건하는 데 700억 달러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엘아그라는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가자지구가 분쟁 이전 경제활동 수준을 회복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며 잔해 제거에만 22년, 불발탄 제거에는 최대 10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UNCTAD는 지난달 합의된 휴전은 경제 복구에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한다면서도 '지속가능한 휴전' 없이는 어떠한 경제 회복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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