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선 시작…시시 대통령엔 '시시한 경쟁자'뿐
유력 야권 후보들 출마 포기…경쟁자는 前지지자
투표율로 정당성 얻은 뒤 연임제한 개헌 나설 듯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이집트 대선이 곧 시작된다. 압델 파타 알 시시 현 대통령은 '시시한 경쟁자'를 누르고 장기집권을 위한 토대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당선은 확정됐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1차 대통령 선거는 26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4시)에 시작돼 28일까지 총 3일간 진행된다. 이번 선거의 공식 결과는 내달 2일 발표될 예정이다.
1차 선거에서 과반을 확보한 후보가 없으면 4월에 결선 투표가 열린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시시 현 대통령의 재선은 확실하다는 전망이다.
올해 대선에서는 이집트 유권자 6000만명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단 2가지뿐이다. 압둘팟타흐 시시 현 대통령의 대항마로 나선 인물은 지지도가 극히 부족한 무사 무스타파 무사 단 한 명이다. 유권자들에겐 사실상 대안이 없는 셈이다.
마감 직전 대선 후보로 등록한 무사는 지난 대선에서 시시의 지지자였고 그의 당선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어차피 당선될 시시 대통령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한 구색을 맞출 용도로 후보로 나섰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아흐메드 샤피크 전 총리, 인권 변호사 칼레드 알리, 암살된 안와르 사다트 전 대통령의 조카 모하메 사다트 등 유력 야당 후보들은 정부가 도전자를 체포하거나 협박하는 등의 탄압에 나서 출마를 포기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시시 대통령은 정적들을 탄압했다는 비판을 부인했다.
군사령관 출신인 시시 대통령은 2013년 7월 쿠데타를 주도해 불법조직으로 공식 활동이 금지된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무함마드 무르시 당시 대통령을 축출한 인물이다. 이후 독재를 행하며 초법적 감금과 고문, 사법살인을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정부 시위자들을 유혈 진압한 것으로도 많은 비판을 받았다. 2014년에는 무슬림형제단 700여명과 시위 중 경찰서를 습격한 200여명의 시민들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다. 최근 대선을 앞두고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과 야권·반정부 인사들을 탄압하기도 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집트가 군부 독재로 회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지만, 이집트 국민들은 시시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아랍의 봄 이후 찾아온 혼란을 정리했을 뿐만 아니라, 이슬람 근본주의에 뿌리를 뒀던 전 정권과 달리 시시 대통령은 자유 세속주의를 지지하기 때문이다.
현 대통령의 재선이 확실한 가운데, 당국은 시시 대통령의 '득표율'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집권 정당성을 보여줄 수 있는 '투표율'에 온통 관심을 쏟고 있다. 높은 투표율로 국민들에게 정당성을 얻어야 안정적으로 대통령 3연임을 제한하는 헌법을 개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종 투표율을 47.5%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직전 대선인 2014년에는 이틀 동안 진행됐던 투표일을 하루 더 늘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선거 분석 전문가 모스타파 카멜 알 사예드는 "결과가 뻔하기 때문에 많은 이집트인이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투표율이 직전 선거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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