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파트 사인, 폴로늄 중독" 조사 결과 나와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AFP통신은 6일(현지시간) 알자지라TV를 인용해 아라파트 전 수반의 사인을 조사해온 스위스 연구진이 "시신 샘플에 대한 검사 결과가 폴로늄 210(polonium-210)에 따른 독살이라는 주장을 적절히 뒷받침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35년간 팔레스타인 해방기구를 이끈 아라파트는 1996년 초대 팔레스타인 수반으로 선출됐다.

이후 2004년 10월 갑작스러운 통증을 호소해 2주만에 75세 나이로 프랑스 군병원에서 사망했다. 당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부인의 뜻에 따라 부검도 실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의 사인에 대해 이스라엘, 또는 반대파에 의한 독살 혹은 암살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스위스 로잔대 방사능 연구소는 지난 7월 아라파트가 입고 있던 옷과 소지품 등을 조사한 결과 방사능 물질인 '폴로늄 210'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아라파트의 유가족은 프랑스 당국에 그의 사인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11월 독살 여부를 밝히기 위해 유해에서 표본을 채취해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연구진은 조사 결과를 담은 108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서 "독물 및 방사성독물 검사를 실시한 결과 예상보다 높은 수치의 '폴로늄 210'과 '납 210((lead-210)'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뼈와 연조직에서 검출된 폴로늄 수치는 일부 언론이 언급한 것보다 최대 20배 높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아라파트의 유품에서 폴로늄 수치가 정상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담배연기 때문일 수 있다"던 일부 언론 보도를 반박한 것이다.

아라파트의 미망인 수하 아라파트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위대한 지도자에 대한 암살이자 정치 범죄"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외무부는 "수하가 아라파트의 계승자들과 싸우는 한 편의 연속극같다. 연구진 역시 독립적인 팀이 아닌 이해 당사자들이 위임한 팀"이라며 결과의 공정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lch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