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선 1위…트럼프 '우파 동맹' 완성 목전

1차투표 이변…라틴 아메리카 우경화 흐름 합류 가능성 커져
트럼프, 중남미 '안보 협력' 집중…플라비우도 '강경책' 내세워

5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자유당(PL) 대선 후보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의 훼손된 포스터 앞을 지나고 있다. 전날(4일) 대선 1차 투표에서 플라비우 상원의원은 47%의 득표율을 기록해 45%를 얻은 현직 룰라 대통령을 앞섰다. 1차 투표에서 유효표 과반을 확보한 후보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득표율 상위 2명인 보우소나루 의원과 룰라 대통령은 오는 25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2026.10.0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4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우파 성향의 자유당(PL) 후보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최다 득표하면서 중남미 정치 지형이 사실상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르헨티나·에콰도르·볼리비아·온두라스·칠레·코스타리카·페루·콜롬비아 등 라틴 아메리카 국가에 잇따라 우파 정부가 들어선 데 이어, 역내 최대국 브라질까지 우경화 흐름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다.

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4일) 대선 1차 투표에서 플라비우 의원은 47%의 득표율을 기록해 45%를 얻은 현직 룰라 대통령을 앞섰다. 유효표 과반을 확보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서 두 후보는 오는 25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인구·면적·경제 규모에서 중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내 우방 명단에서 가장 큰 빈자리였다.

기세를 몰아 결선 투표에서도 보우소나루 의원이 승리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마지막 퍼즐이 들어맞게 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와 제재, 공습, 비자 취소, 선거 개입, 쿠바 석유 봉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에 이르기까지 각종 수단을 동원해 중남미 통제 수위를 높여 왔다. 이를 두고 중남미에서 미국의 우위를 주장한 1823년 '먼로 독트린'의 트럼프식 강경 판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중남미 정책 1순위를 '새로운 마약과의 전쟁'으로 설정하고 카르텔 소탕을 중동의 테러와의 전쟁에 비유해 왔으며, 중남미에서 관련 협력을 확대하고자 하고 있다.

국무부는 역내 범죄조직 21곳을 테러단체로 지정했고, 국방부는 중남미 주변 해역에서 71차례 선박을 타격해 약 240명을 사살했다. 지난달에는 미군 병력이 카르텔을 겨냥한 에콰도르 경찰 작전에 합류했다.

중남미 18개국이 미국 주도 반(反)카르텔 연합 '미주의 방패'(Shield of the Americas)에 참여하기로 했고, 콜롬비아·과테말라·온두라스·에콰도르 4개국은 미 국방부와 합동 군사작전에 합의했다.

일부 안보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조가 정보 활동에, 특히 오랫동안 중남미의 문제였던 범죄 자금망 추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카르텔들은 사실상 다국적 기업과 마찬가지로 국경을 넘나들며 마약을 밀매하고 돈을 세탁하므로, 테러 단체 지정과 각국 정부의 제재를 통해 효과적으로 자금을 묶을 수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 자유당(PL) 대선 후보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4일(현지시간) 대선 결과를 듣고 미소 짓고 있다. 2026.10.4 ⓒ AFP=뉴스1

보우소나루 의원 역시 '미주의 방패'에 가입, 미국과 협력해 브라질 갱단과 싸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소셜미디어에 브라질에 대한 미군 개입을 환영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최근 인터뷰에서는 "협력은 정보 분야에 국한된다"며 부인했지만, 브라질 갱단 2곳을 테러단체로 지정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도 했다.

다만 회의론도 있다. 전문가들은 선박 타격이 코카인 유입을 거의 줄이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각국의 구체적 협력 방식, 트럼프 대통령 퇴임 후 연합의 존속 여부도 불투명하다.

주권 문제는 더 민감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산 제품에 50% 관세를 물려 쿠데타 시도 혐의로 기소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재판에 개입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의 아들인 보우소나루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아버지 구명 운동을 벌여 왔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카르텔이 주권을 위협한다고 반박하며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식 강경책을 모델로 제시했다. 초대형 교도소 5곳 신설, 형사책임 연령 16세 하향, 성범죄자 화학적 거세가 그의 공약이다.

한편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진 의회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브라질 유권자들은 연방의회 의원, 주지사직 다수를 우파에 몰아 줬다.

신임 연방 의원 중 보우소나루 성씨를 가진 인물만 해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부인과 또 다른 두 아들, 동생까지 모두 4명에 달한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