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美 압박 속 시장 개혁 가속…관광·노동·부동산 투자 문턱↓

6월 발표 개혁 패키지 후속 조치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이 쿠바의 석유 수송을 차단한 가운데 한 관광객이 쿠바 아바나의 말레콘 해변가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2026.02.1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쿠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제재와 봉쇄에 맞서 외국인 투자와 무역·관광 유치를 겨냥한 새로운 개혁 조치를 발표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쿠바 정부는 관보를 통해 이런 내용을 담은 34쪽 분량의 새로운 규칙과 법률 개정안을 게재했다.

쿠바의 관광·노동·부동산 등 주요 분야에 대한 외국인 및 자국 투자자들의 접근을 한층 쉽게 하는 것이 골자다.

먼저 민간 기업이 국영 고용기관을 통해서만 직원을 채용하도록 강제하던 요건이 폐지돼, 기업들은 국가 개입 없이 채용과 해고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또 합작 투자 기업과 대외무역에 관여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외국 은행 계좌 개설 시 기존의 정부 승인 절차 대신 당국에 통보만 하면 된다.

민간 기업의 여행사 운영과 자영업자의 관광 가이드 활동도 허용하기로 했다. 관광 산업은 쿠바 정부가 전적으로 장악해 온 만큼 중대한 양보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스카르 페레스올리바 프라가 쿠바 대외무역장관은 외국인 투자 유치에 불리한 환경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규정이 새로운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유연성을 높이고 절차를 단순화하며 소요 기간과 관료적 형식주의를 줄이고 있다"며 "무엇보다 쿠바에서 사업을 원활히 운영하고 기업 효율성을 높이려는 투자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6월 발표된 176개 개혁 패키지의 후속이다. 6월 조치는 피델 카스트로가 1959년 혁명으로 집권한 이후 쿠바 사회주의 체제에 가해진 최대 규모의 변화로 평가받는다.

다만 쿠바 국민들은 갈수록 강도가 높아지는 미국의 제재와 계속되는 정전에 시달리는 가운데, 최근까지 시장 개혁에 저항해 온 정부의 불투명한 행보를 지켜보며 신중한 반응을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해 온 시장 개혁을 잇달아 내놨음에도 양국 간 협상은 최근 몇 달째 정체 상태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