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폭격했다는 에콰도르 마약 카르텔 거점…젖소 농장이었다
美국방부, 농촌 마을 폭격 영상 공개…에콰도르 "리더 은신처"
농장주 "6년 전부터 소 50마리 길러"…마약 조직 "은신처 아냐"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국과 에콰도르가 마약 밀매 조직의 훈련 거점으로 지목해 폭격한 장소가 평범한 낙농업 농가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남부사령부는 X(구 트위터)에 에콰도르 북부의 농촌 마을 산마르틴의 한 부지를 폭격해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당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육상에서도 마약 테러리스트를 폭격하고 있음을 보여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콰도르 군은 해당 부지가 콜롬비아와의 국경을 따라 코카인을 운송하는 콜롬비아 무장단체 '코만도스 데 라 프론테라' 지도자의 휴식 장소였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부지에 무장 단체가 무기를 숨겼고, 마약 밀매 조직원 50여명이 부지에서 잠을 자고 훈련을 했으며, 표적 결정에는 미국의 정보와 지원이 바탕이 됐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과 농장주, 농장 노동자들, 인권 변호사들에 따르면, 폭격 지점은 마약 밀매 조직 거점이 아니라 젖소를 키우고 유제품을 생산하는 농장이었다.
노동자들은 지난 3일 에콰도르 군인들이 헬리콥터를 타고 도착해 노동자들을 마구잡이로 심문·구타했으며, 건물 여러 채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설명을 요구하는 마을 주민들에게 발포하기도 했다.
마을 주민들은 사흘 뒤 헬리콥터가 돌아와 농장 잔해에 폭발물을 투하했다고 전했다.
농장주 미겔(32)은 6년 전 1.42㎢ 규모의 농장을 9000달러(약 1350만 원)에 구매했고, 젖소와 육우 50여 마리를 기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50명이 훈련했다는 건 거짓말이다. 어디서 훈련한다는 건가. 이렇게 탁 트인 곳에서? 말이 안 된다"라고 울먹였다.
에콰도르 군 당국은 군인들이 부지에서 총기를 비롯한 '불법 활동의 증거'를 회수했다고 주장했으나, 압수물 사진과 같은 증거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정부가 자국 내 마약 조직 단속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농장을 공격한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코만도스 측은 NYT에 "해당 부지를 캠프나 은신처로 사용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남미에서 특정 선박들이 '마약선'이라고 주장하며 폭격해 왔다.
지난 7일에는 에콰도르, 아르헨티나, 코스타리카를 비롯해 친(親)트럼프 우파 성향의 중남미 16개국과 함께 지난 7일 마약 카르텔에 대응하는 연합 '미주의 방패'를 출범시켰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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