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너지장관, 베네수 방문…임시대통령과 석유산업 복구 논의

쉐브론 등 석유기업 경영진과도 면담 예정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장관과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겸 석유장관이 1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에서 언론에 발언하고 있다. 2026.02.1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장관이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 겸 석유장관을 만나 석유 산업 복구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라이트 장관은 이날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 도착해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에서 로드리게스 대통령을 만났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전날(10일) 베네수엘라에서의 석유·가스 탐사와 생산 촉진을 위한 일반 허가를 발급했다.

라이트 장관은 미국 쉐브론, 스페인 렙솔 등 석유 기업 경영진과도 만날 예정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라이트 장관은 오는 13일까지 베네수엘라에 머물며 현지 소비재 기업들과 회동하고, 주요 산유지인 오리노코 벨트에서 쉐브론과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합작 회사인 페트로피아르를 방문할 예정이다.

1월 말 재개관 절차를 시작한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대사관은 이번 방문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을 진전시키는 데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트 장관과 함께 로드리게스 대통령을 만나는 로라 도구 미국대사대리는 X(구 트위터)에 "미국 민간 부문은 석유 부문을 활성화하고 전력망을 현대화하며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잠재력을 개방하는 데 필수적일 것"이라고 적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98~2001년 에너지장관을 역임했던 빌 리처드슨을 마지막으로, 이후 베네수엘라를 방문했던 에너지장관은 없었다. 우고 차베스 정권, 그 뒤를 이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서 양국 관계가 경색되면서 미국 고위 관리 방문은 사실상 전무했다.

에너지 지정학 전문 분석가 토머스 오도넬은 "이번 방문은 미국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재편하고 러시아를 압박하려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원유에 대한 미국의 장기적·지정학적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를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권에서 분리하는 것을 넘어, 궁극적으로는 러시아 원유를 시장에서 배제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오도넬은 "이는 미국의 풍부한 원유 생산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기타 걸프 국가들, 그리고 베네수엘라와 가이아나와의 협력을 활용해 글로벌 석유 시장을 재편하려는 적극적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