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집권기, 베네수 금 113톤 스위스로 반출…7.5조원 규모

"경제난에 중앙은행 보유 금 팔아치운 듯"

골드바 사진. ⓒ AFP=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베네수엘라가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집권 초기 수년간 다량의 금을 스위스로 반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베네수엘라 세관 자료를 분석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약 113톤, 금액으로는 52억 달러(약 7조5400억 원) 상당의 금이 스위스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마두로가 집권한 직후부터 일어난 일인데, 당시 베네수엘라 정부가 경제난을 버티기 위해 중앙은행 보유 금을 매각한 정황으로 해석된다.

스위스 공영방송 SRF는 이 금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에서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 베네수엘라 정부는 외화 확보와 경제 지탱을 위해 금을 팔아치우고 있었다. 금은 스위스에서 정제와 인증을 거쳐 다른 지역으로 재수출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2017년 이후 베네수엘라에서 스위스로의 금 반출은 전면 중단됐다. 유럽연합(EU)이 인권 침해와 민주주의 훼손 혐의로 베네수엘라 인사들을 제재하면서, 스위스도 2018년 초 EU 제재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다만 스위스 제재에는 베네수엘라산 금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후 수출이 끊긴 이유가 단순히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이 고갈됐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스톤엑스(StoneX)의 시장 분석가 로나 오코넬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극심한 곤경 속에 금을 대량 매각했다. 상당 부분이 스위스로 흘러 들어갔을 것"이라며 "그 이후에는 금융권 거래처에 남아 있거나, 소형 금괴로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 판매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특수부대는 지난 3일 카라카스에서 마두로를 체포했으며, 그는 뉴욕 법정에서 마약 밀매와 '나르코 테러리즘'(마약 범죄와 테러 행위 결합 형태) 혐의로 재판을 받기 시작했다. 스위스 정부는 5일 마두로와 측근 36명의 자산을 동결한다고 발표했지만, 어떤 자산을 말하는지, 그 가치가 얼마에 달하는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에 속했던 베네수엘라는 1999년 우고 차베스 집권 이후 석유 산업 국유화 등 사회주의 정책이 강화되어 2000년대 중반부터 서방의 제재를 받게 됐다. 석유 의존도가 너무 높았던 베네수엘라는 그후 유가 하락 등으로 경제 위기가 본격화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