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임시대통령 "공존·협력 희망"…트럼프 위협에 태세 전환

"마두로 유일 합법 지도자" 주장서 극적 후퇴
트럼프 "제대로 행동 안하면 더 큰 대가" 경고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 2025.03.10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에 의해 체포·축출된 이후 임시대통령으로 취임한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통령이 미국과의 공존을 강조하는 유화적 메시지를 내놓았다.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4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베네수엘라는 평화와 평화로운 공존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는 외부 위협 없이 존중과 국제 협력의 환경 속에서 살아가기를 갈망한다"며 "우리는 각국 내부의 평화를 먼저 보장함으로써 세계 평화가 구축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주권 평등과 내정 불간섭을 전제로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그리고 베네수엘라와 지역 내 다른 국가 간의 균형 잡히고 상호 존중하는 국제 관계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며 "이러한 원칙은 우리가 다른 국가들과 외교를 하는 지침"이라고 설명했다.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미국에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공존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법 틀 안에서 공동 발전을 지향하는 협력 의제를 함께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명시하며 "우리 국민과 우리 지역은 전쟁이 아닌 평화와 대화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메시지가 "마두로 대통령의 변함없는 메시지이며 이 순간 베네수엘라 전체의 목소리"라며 "베네수엘라는 평화와 발전, 주권, 그리고 미래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언급은 그가 앞서 내보인 메시지와 비교해 현격하게 유화적인 태도로 돌아선 것이어서 마두로 체포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적인 압박과 경고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로드리게스는 지난 3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직후 "베네수엘라는 어떤 나라의 식민지도 되지 않을 것"이라며 "마두로만이 유일한 합법적 지도자"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우리의 천연자원을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미국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로드리게스를 향해 "제대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마두로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며 "그들이 제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2차 타격을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동시에 로드리게스에 대해서는 "그가 반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와 대화했다고 밝혀, 미국의 직접 통치나 조기 대선을 통한 정권 교체 대신 로드리게스를 비롯한 새로운 지도부를 압박해 미국에 우호적인 정책 변화를 이끌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