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공습, 제2의 파나마 침공…총칼의 '미국 뒷마당' 잔혹사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일출이 떠오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3일(현지시간)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전격 공습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을 생포하며 1989년 파나마 침공 이후 중남미에서 최대 규모의 군사작전을 펼쳤다.

과거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과 그의 후계자 니콜라스 마두로는 미국이 배후에서 쿠데타를 조종한다고 끊임없이 비난해왔다.

이번 베네수엘라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거 1980년대식 '강력한 개입주의'를 21세기에 재현한 것이다. 마두로를 파나마의 군사 독재자 노리에가처럼 미국 법정에 세우려는 것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냉전 이후 라틴아메리카를 뒤흔든 미국의 주요 개입 사례를 정리했다.

1950~60년대: '빨갱이 사냥'과 기업 이익 수호

1954년 과테말라: 미국의 농업 대기업 '유나이티드 프루트(현 치키타)'의 이익을 침해하는 토지 개혁을 추진했다는 이유로, 미국은 용병을 훈련·지원해 하코보 아르벤스 구스만 대통령을 축출했다. 2003년 미국은 과테말라 쿠데타에 중앙정보국(CIA)이 개입했음을 공식 인정했다.

1961년 쿠바: CIA의 지원을 받은 반(反)카스트로 무장 세력 1400명이 피그스만 침공을 시도했으나 피델 카스트로 정권 전복에 실패했다.

1965년 도미니카 공화국: 미국은 '공산주의 위협'을 명분으로 해병대와 공수부대를 파견해 좌파 대통령 후안 보쉬를 지지하는 민중 봉기를 무력으로 진압했다.

1970년대: 독재 정권과의 위험한 동거

냉전 시기 미국은 좌익 무장 세력을 막는 방벽으로 군사 독재 정권들을 적극 지원했다.

1972년: 칠레의 좌파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을 몰아낸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쿠데타를 지원했다.

1976년: 헨리 키신저 당시 미국 국무장관은 아르헨티나 군부의 '더러운 전쟁'을 묵인했다.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 정권은 좌익 세력을 척결하며 자국 민간인을 포함해 반체제 인사 1만명 이상이 실종됐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아르헨티나, 칠레 등 남미 6개국 독재 정권이 연대해 반대파를 제거한 콘도르 작전 뒤에는 미국의 묵시적 지지가 있었다.

1980년대: 중앙아메리카의 비극

레이건 행정부는 니카라과의 산디니스타 정권에 대항하는 반군 '콘트라'를 지원하기 위해 이란에 무기를 불법 판매한 자금을 대는 등 비밀리에 개입했고 내전으로 5만 명이 사망했다.

1983년: 미 해병대와 레이저 부대는 미국인 보호를 명분으로 카리브해 남쪽 작은 섬나라 그레나다에서 '긴급 분노' 작전을 전개해 좌파 정권을 무너뜨렸다.

1989년 파나마: 이번 마두로 대통령 생포와 가장 흡사한 사례다.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저스트 커즈(Just Cause) 작전'을 통해 미 정보국의 협력자였으나 마약 밀매 혐의로 수배된 마누엘 노리에가 장군을 생포했다. 당시 2만 7000명의 미군이 투입되었으며, 노리에가는 미국 교도소에서 20년 넘게 복역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