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EU에 "메르코수르 무역협정 체결 안하면 더는 기회 없어"

20일 서명 예정이었는데…伊·佛 돌연 연기 요구로 차질
EU, 연내 타결 고수…獨 "연내 서명 위해 노력할 것"

6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브라질리아 알보라다 궁에서 로이터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5.08.06.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을 향해 당장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MERCOSUR)과 무역 협정을 체결하지 않으면 더는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7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지금 (협정 체결을) 하지 않으면, 내가 재임하는 동안 브라질은 더는 어떤 협정도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외교적으로, 합리적으로 양보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양보했다"고 말했다.

메르코수르와 EU는 대규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조율해 왔다. 당초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오는 20일 브라질 포스두이구아수에서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돌연 입장을 바꿔 "며칠 안에 협정에 서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자국 농민 보호를 위한 일부 안전장치들이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협정 전체를 막거나 반대하려는 의도는 없다"며 "내년 초에는 서명할 조건이 충족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각료회의에서 "프랑스는 EU가 협정을 강행 처리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할 것"이라며 이탈리아를 거들고 나섰다.

프랑스는 강력한 안전장치 조항, 더 엄격한 수입 통제, 메르코수르 생산자들에 대한 강화된 기준을 마련할 때까지 협정 표결을 연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헝가리, 폴란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협정이 표결에 부쳐질 경우 부결될 가능성도 커졌다.

집행위 대변인은 "EU 정상들이 목요일 브뤼셀 정상회의에서 이 사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연내 협정 타결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를 남미에 대한 EU의 신뢰성 문제로 보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연내 서명을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하겠다"며 "이 사안은 EU의 행동 능력을 시험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