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 총재직 日 독식 관행, 中이 깰까

마닐라 ADB 본부© News1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가 일본은행 총재에 내정됨으로써 공석이 된 ADB의 수장 자리를 놓고 중국과 일본 사이에 신경전이 감지되고 있다.

ADB 총재직은 이제까지 최대출자국인 일본의 독차지였다. 이번에도 일본은 구로다 후임으로 내세울 후보에 대한 내부 인선마저 마친 상태이다.

그러나 중국이 달라진 경제 위상을 내세워 일본과 미국 주도의 오랜 구도를 깨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총재 인선에 파랑이 일 전망이다.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세계2위 경제대국에 올랐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해 ADB내 3위의 출자국인 중국의 바람은 아직은 일본의 위세에 밀려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이다.

일본은 일단 ADB에 대해 15.65%의 출자 지분을 확보, 최다 출자국으로써 총재를 배출하기에 더 유리한 입장이다. ADB 총재 선출 방식이 출자 비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ADB 총재는 67개 회원국의 1인1표제 투표와 각국의 출자 비율에 따른 차등투표 등 두 영역에서 모두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선출된다.

ADB는 1966년 설립된 이후 구로다 총재를 포함한 9명이 전부 다 일본 재무부 관리 출신이었다.

이에 비해 중국은 ADB 출자 비율이 일본의 절반도 안 되는 6.46%에 불과하여 출자 비율만 놓고 보면 ADB 총재직을 요구하기에는 아직 힘이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50년 가까이 지속된 일본의 ADB 총재직 독식 구조와 ADB 내 최다 출자국인 일본과 미국의 실무 지배에 대해 개발도상국들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중국이 이를 이용,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 연대하면 독자 후보를 낼 가능성도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국으로 등극한 중국은 최근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바탕으로 국제기구에서 영향력을 넓히기 시작했다. 중국은 2011년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를 배출했고 2012년에는 IMF 사무총장을 자국인으로 앉히는 데 성공했다.

ADB 미국대표를 역임했던 커티스 친 AIT 선임연구원은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ADB 총재직을 장악하는 관행이 개선이 필요하다"면서도 중국의 ADB 총재직 배출이 "그리 빠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은 아니다(not so fast and not quite yet)"고 말했다.

친 연구원은 이어 중국이 아직은 ADB의 내에서 기여국이 아닌 수혜국으로 분류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3위의 출자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2011년에는 인도에 이어 2번째로 ADB 자금을 많은 쓴 국가로 기록되어 있다. 중국은 당시 14억 달러를 차관으로, 2500만 달러를 주식투자 형태로 대출받았다.

중국은 ADB 출자국으로써 보다 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고 ADB 설립 이념에 맞게 아시아 빈곤국들에 대한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가졌다는 점을 증명하는 게 더 시급한 과제다.

일본도 ADB 총재직에 대한 접근방식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재무부 관료만 총재 후보로 지명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능력에 바탕을 둔 폭넓은 인력 풀을 활용해야 한다.

한편, 블룸버그 등 외신은 7일 일본이 차기 ADB 총재로 나카오 다케히코(中尾武彦) 재무성 재무관을 추천했다고 보도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