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차일드 "엔화 떨어질 때마다 사라…'슈퍼 엔저' 해소 시작"

"금리차·캐리 수단 지배하던 엔화, 펀더멘털 통화로 복귀"
엔캐리 급격 청산 땐 美국채·주식 매도 압력…글로벌 시장 파장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6.9.3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최근 엔화 강세는 장기간 이어진 엔저를 해소하는 과정의 시작에 불과하며, 엔화가 다시 약세를 보일 때마다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월가 조언이 나왔다.

1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에드몽 드 로스차일드 자산운용의 마이클 니자르 멀티에셋·오버레이 부문 대표는 최근 보고서에서 엔화가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와 글로벌 캐리 트레이드의 조달 통화라는 역할에서 벗어나 자체 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니자르는 "엔화가 다시 진정한 펀더멘털 통화로 거래되기 시작했을 수 있다"며 "엔화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엔화 매수 포지션을 다시 구축하거나 확대하는 기회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엔화는 이달 들어 3% 넘게 상승했다.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와 일본 연기금의 국내 자산 투자 확대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엔화 약세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청산한 영향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엔화 강세에 대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도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엔캐리 청산, 美국채·주식까지 흔들 수도

엔화가 추가 상승하면 일본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했던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블룸버그는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 레버리지를 줄이는 과정에서 미국 국채와 회사채, 주식 등이 매도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 투자자들의 자금 본국 회귀 가능성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본 투자자들은 해외 자산의 주요 매수 세력인데 일본 국내 투자처의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해외 자금 일부가 일본으로 돌아오면 글로벌 채권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니자르는 이러한 변화가 궁극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값싼 엔화 자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미국과 일본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도 엔화의 방향을 바꾼 중요한 신호로 평가됐다.

니자르는 공동 개입으로 시장이 "엔화 가치 하락이 무기한 용인될 것이라고 더 이상 가정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미일 당국이 달러·엔 환율의 특정 목표치를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사실상 한 방향으로 기울었던 엔화 거래에 양방향 위험을 만들어냈다는 설명이다.

"엔화 약세 재개돼도 매수 기회"

다만 엔화가 앞으로 일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은 아니다.

니자르는 엔화 가치의 조정 과정이 직선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승세가 쉬어가거나 엔화 약세가 다시 나타나는 구간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달러·엔 환율은 11일 오후 2시30분 현재 154.15~154.17엔으로 전장보다 0.48% 올라 이날 엔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당 환율은 이달 초 160엔대에서 지난 8일 152엔대까지 급락(엔화 급등)한 뒤 일부 되돌림을 나타내는 흐름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변화가 유지되는 한 이 같은 엔화 약세를 엔화 매수 포지션을 다시 구축할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엔화 강세가 단순히 BOJ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에 따른 단기적인 포지션 조정이 아니라 수년간 이어진 엔화 저평가 자체가 되돌려지는 과정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