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스 "엔화 강세 오래 못간다…150엔대 후반 복귀 가능"
이달 엔화 약 4% 급등…BOJ 인상·GPIF 자금 이동 기대 반영
"추가 강세엔 BOJ 매파적 깜짝행보 필요…구조적 엔화 약세 요인 여전"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일본 엔화가 달러당 150엔대 후반으로 다시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가 전망했다. 일본은행(BOJ)의 빠른 금리 인상과 일본 공적연금의 국내 자산 확대에 대한 기대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최근 엔화 강세가 되돌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가도타 신이치로를 비롯한 바클레이스 전략가들은 보고서에서 최근 엔화 상승을 이끈 주요 동력으로 BOJ의 긴축 기대와 일본 공적연금의 국내 자산 투자 확대 가능성, 기술적 요인을 꼽았다.
엔화는 이달 들어 달러 대비 약 4% 급등하며 지난 2월 이후 가장 강한 수준까지 올랐다. 다음주 BOJ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진 데다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GPIF)이 해외 자산 비중을 줄이고 국내 자산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엔화 매수세를 자극했다.
달러·엔 환율은 최근 주요 기술적 지지선인 155엔 아래로 떨어졌다. 환율 하락은 엔화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바클레이스는 155엔선이 무너진 만큼 단기적으로 달러·엔 환율이 추가 하락해 엔화가 더 강해질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하지만 엔화 강세가 지속되려면 현재 시장의 높은 기대를 넘어서는 새로운 재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BOJ가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추가적인 엔화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바클레이스는 전망했다. 이미 금리 인상 기대가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어서 단순한 금리 인상만으로 엔화가 계속 강해지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일본 공적연금의 자산 배분 변경에 대한 시장 기대도 지나칠 수 있다고 바클레이스는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GPIF가 해외 자산 비중을 줄이고 일본 국내 자산 비중을 확대할 경우 해외 자산 매각 과정에서 엔화 매수 수요가 발생해 엔화 가치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자산 배분에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를 미리 반영해 상승했던 엔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설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바클레이스는 BOJ의 긴축과 GPIF의 자금 이동이라는 두 가지 기대가 현실화하지 않을 경우 엔화가 달러당 150엔대 후반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도 최근 엔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베선트 장관은 최근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시장 참가자들을 향해 자신의 판단을 시험해보라는 취지로 경고하며 일본 정책 당국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 "상당히 좋은 통찰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스는 최근 엔화가 급등했지만 장기적으로 엔화를 압박해온 구조적 요인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여전히 상당한 데다 일본 증시의 위험 프리미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정책을 둘러싼 우려, 일본 투자자들의 구조적인 해외투자에 따른 엔화 매도 흐름 등이 지속적인 엔화 강세를 제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엔화 상승은 BOJ의 빠른 금리 인상과 GPIF의 국내 자산 확대 등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바클레이스의 판단이다.
엔화는 11일 오전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엔 환율은 전장 대비 0.69% 상승하며 154엔대에서 거래됐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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