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2% 급등, 달러당 155엔대…日 개입 아닌 BOJ 금리인상 기대
9월 0.25%P 인상 확률 75%…더 큰 폭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
월러 美 금리동결 시사에 달러 약세…엔화, 7월 개입 당시 고점 근접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 엔화 가치가 3일(현지시간) 2% 넘게 급등해 달러당 155엔으로 환율이 급락했다.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설이 제기됐지만 실제 개입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신 일본은행(BOJ)이 이달 금리를 예상보다 빠르게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엔화 강세를 이끌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 대비 2.08% 오른 달러당 155.47엔을 기록했다. 지난 7월 미국과 일본의 공동 시장 개입 직후 기록했던 달러당 155.21엔에 근접했다. 이 수준을 넘어 엔화 가치가 더 오르면 지난 5월 6일 이후 최고가 된다.
엔화는 전날에도 갑작스럽게 급등하면서 일본 당국이 엔화를 매수하고 달러를 매도하는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BOJ 계정 자료에서는 전날 일본 재무성이 달러를 팔고 엔화를 매입한 흔적이 나타나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재무성이 금융기관에 환율을 문의하는 '레이트 체크(환율점검)를 실시했다는 정황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러미 스트레치 CIBC캐피털마켓 수석 국제전략가는 "BOJ의 일일 계정 자료는 수요일(2일) 재무성의 달러 매도·엔화 매수가 없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시장 참가자들의 보고에서도 레이트 체크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이날 엔화 상승세가 과거 당국의 개입 당시와 달리 점진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엔화 급등의 배경에는 BOJ가 오는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빠르게 확산한 영향이 컸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장은 현재 BOJ가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75%가량 반영하고 있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이보다 더 큰 폭의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10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아직 유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다카타 하지메 BOJ 심의위원의 매파적 발언도 금리 인상 기대를 키웠다. 다카타 위원은 전날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며 시장이 예상하는 반기별 금리 인상 속도에 얽매이지 말고 상황에 따라 기민하게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스트레치 전략가는 시장이 반영하는 BOJ 금리 인상 기대가 지나치게 매파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되는 한 달러·엔 매수 포지션이 추가로 압박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엔화 약세에 베팅했던 투기적 숏 포지션이 급격히 청산된 것도 엔화 상승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치두 나라야난 웰스파고 아시아태평양 수석전략가는 투기적 엔화 숏 포지션 청산과 일본 투자자들의 환헤지 수요가 이날 엔화 급등을 증폭시켰다고 분석했다.
다만 엔화가 현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더 오르려면 BOJ의 예상보다 매파적인 통화정책과 일본의 재정건전성 개선, 달러 약세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외환당국도 시장을 계속 경계하고 있다.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최근 엔화 움직임에 대해 아직 안심할 수 없다며 외환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화는 이번 주 초 달러당 160엔까지 밀렸다가 빠르게 반등했다. 지난 7월 말 미국과 일본의 공동 시장 개입 이후 나타났던 엔화 강세가 한 달여 만에 대부분 사라지자 추가 개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도 다시 높아진 상황이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가 낮아진 것도 엔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이날 로이터 넥스트 행사에서 앞으로 발표되는 지표에서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가 확인될 경우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방안을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월러의 발언 이후 시장이 반영하는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발언 전 59%에서 48%로 떨어졌다. 이에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69% 하락한 98.91을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전망이 동시에 엔화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인 셈이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는 낮아진 반면 BOJ의 금리 인상 전망은 강화되면서 양국 간 금리 격차가 축소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다만 엔화는 여전히 미국과 일본의 큰 금리 차와 일본의 재정 우려, 최근 국제유가 급등 등의 약세 요인을 안고 있다.
시장의 다음 관심은 4일 발표되는 미국의 8월 고용보고서로 향하고 있다.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에 따르면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5만6000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7월에는 2만3000명 감소했다.
다음 주에는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도 발표된다. 고용과 물가 지표는 각각 15~16일 열리는 연준 FOMC와 17~18일 BOJ 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일본의 금리 전망을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