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177% 폭등…머크와 개발한 '맞춤형 암 백신' 임상 3상 성공
창사 이래 최대 하루 상승률…머크도 12% 급등
흑색종 재발 억제기간 연장·원격 전이 위험 감소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주가가 머크와 공동 개발 중인 개인맞춤형 메신저리보핵산(mRNA) 암 백신의 후기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서 폭등했다. 코로나19 백신 이후 뚜렷한 차기 성장동력을 찾지 못했던 모더나가 암 치료 분야에서 mRNA 기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기대가 커졌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모더나는 177% 넘게 폭등해 사상 최대 하루 상승률을 기록했다. 공동 개발사 머크도 12% 넘게 뛰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주가 폭등을 촉발한 것은 모더나와 머크가 공동 개발한 개인맞춤형 암 치료제 '인티스메란 오토진(intismeran autogene)'의 임상 3상 결과다.
두 회사에 따르면 인티스메란과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함께 투여하는 병용요법은 키트루다만 투여하는 것과 비교해 흑색종이 재발하지 않은 채 생존하는 기간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연장했다. 암이 신체의 먼 부위로 전이될 위험도 낮췄다.
이번 임상에는 수술을 통해 발견 가능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한 고위험 또는 진행성 흑색종 환자 11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이번 시험은 모더나와 머크가 개발한 개인맞춤형 암 백신의 첫 임상 3상 시험이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 결과에 대해 "의학에 있어서도, 환자들에게도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인티스메란은 일반적인 백신과 달리 환자 한 명 한 명의 암에 맞춰 제작하는 mRNA 기반 치료제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같은 종류의 암이라도 환자마다 종양에 나타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한다. 환자의 종양을 분석해 고유한 돌연변이를 찾아낸 뒤 이를 표적으로 삼는 백신을 제작한다. 면역체계가 해당 암세포의 특징을 기억하고 찾아내 공격하도록 훈련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흑색종 표준치료제 키트루다를 함께 투여해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능력을 더욱 높이는 것이 병용요법의 원리다.
제인 힐리 머크 종양학 초기개발 책임자는 이번 치료법이 현재 키트루다 단독요법보다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을 보였으며 환자들의 내약성도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특별한 새로운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 부작용은 일반적으로 다른 질환 예방을 위해 접종하는 백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머크는 밝혔다.
다만 이번 발표는 초기 임상 3상 결과다. 구체적으로 재발 또는 전이 위험을 몇 % 낮췄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임상시험은 계속 진행되며 연구진은 앞으로 병용요법이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OS)까지 늘리는지 평가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향후 국제 의학학회에서 자세한 데이터를 발표하고 수개월 안에 규제당국과 승인 및 안전성 문제에 관한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임상 성공은 모더나에 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mRNA 백신으로 급성장했던 모더나는 코로나 백신 수요 감소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결과는 mRNA 기술이 감염병 예방백신을 넘어 암 치료에도 실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리링크파트너스의 마니 포루하 애널리스트는 임상 결과 발표에 앞서 이번 3상 결과를 모더나 주가의 '성패를 가를(make-or-break)' 이벤트로 평가했다.
특히 투자자들은 이 기술이 흑색종에 그치지 않고 다른 암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머크와 모더나는 현재 인티스메란을 비소세포폐암과 방광암, 신장세포암 등 여러 암종을 대상으로 시험하고 있다.
이날 모더나의 폭등은 다른 mRNA·바이오주에도 번졌다. 노바백스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미국 상장주가 동반 상승했고 S&P500 헬스케어 업종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스닥 바이오테크지수도 크게 올랐다.
다만 모더나 주가의 기록적인 상승폭에는 임상 성공뿐 아니라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 청산도 영향을 미쳤다.
로이터가 인용한 시장조사업체 ORTEX에 따르면 모더나의 공매도 잔액은 유통주식의 약 13.5%에 달했다. 예상 밖의 호재로 주가가 폭등하자 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되사들이면서 주가 상승을 더욱 증폭시키는 '쇼트 스퀴즈'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피터 힐러버그 ORTEX 공동창업자는 "이 정도 규모의 움직임에는 분명 실제 촉매가 있지만 공매도 기반이 워낙 컸기 때문에 숏 투자자들의 포지션 청산이 상승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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