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AI 투자 부담·유가 100달러에 급락…나스닥 2.15%↓

[뉴욕마감]알파벳 7%·테슬라 14% 급락…브렌트유 7%↑ 미 국채 10년물 4.7% 돌파

뉴욕증권거래소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뉴욕증시가 대형 기술기업의 막대한 인공지능(AI) 투자 부담과 국제유가 급등에 일제히 하락했다. 알파벳과 테슬라가 실적 발표 후 급락한 가운데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우려까지 다시 고개를 들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06.93포인트(0.97%) 내린 5만1711.6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1% 하락한 7408.3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15% 급락한 2만5137.69를 기록했다.

이날 시장은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과 테슬라에 실망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올해 자본지출 전망을 기존 1800억~1900억달러에서 1950억~2050억달러로 다시 높이면서 주가가 7% 떨어졌다.

AI 수요에 힘입어 구글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대비 82% 급증했지만, 2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은 약 59억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AI 투자 효과가 매출로 나타나고 있지만 막대한 데이터센터·반도체 투자로 현금창출 능력이 압박받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메타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다른 대형 클라우드 기업도 동반 하락했다.

테슬라는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에 크게 못 미치면서 14% 폭락했다. 영업비용이 매출보다 빠르게 늘었고, 테슬라 역시 2년여 만에 처음으로 분기 FCF가 적자를 기록했다.

맨라이프 존핸콕 인베스트먼츠의 맷 미스킨 공동 수석투자전략가는 로이터에 "전체적으로 실적 수치는 좋지만 많은 기업에서 주가를 끌어내릴 만한 이야기가 나왔다"며 "자본지출 부담이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황에서는 갑옷에 작은 틈만 보여도 주식이 매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렌트유 7% 급등…10년물 금리 4.7% 넘어

중동 전쟁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점도 증시에 부담을 더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7% 오른 배럴당 100.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 5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6% 상승한 배럴당 92.19달러로 마감했다.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공격할 때마다 이란의 교량이나 발전소 한 곳을 파괴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악시오스 인터뷰에서는 “이란에 대한 그 어느 때보다 큰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며 “결정에 매우 가까이 와 있다”고 말했다.

미군은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에 나섰고, 이란도 미군기지가 있는 주변 아랍 국가들을 향해 공격을 이어갔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재상승 우려를 자극하며 국채 금리를 끌어올렸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7%를 넘어 2025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4.37%까지 올랐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가는 CNBC방송에 "시장은 유가뿐 아니라 수익률 곡선 전반에 가해지는 압력을 무시하기 어렵다"며 "향후 2~3개월은 다시 이란 문제가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우세하게 반영했지만,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일주일 전보다 크게 높아졌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장중 약 한 달 만의 최고치로 상승했다.

방산·의료기기주는 강세…필라 반도체지수 0.5% 하락

S&P500 11개 업종 가운데 상승한 업종은 4개에 그쳤다. 산업재 업종은 1.77%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록히드마틴은 2026년 매출과 이익 전망을 상향하면서 10.5% 급등했다. RTX도 상업용 항공기 정비와 군사 시스템 수요를 근거로 연간 매출·이익 전망을 높이면서 7.3% 상승했다.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은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고 연간 이익 전망을 상향한 데 힘입어 8.7% 뛰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인텔 실적 발표를 앞두고 0.5% 하락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는 분기 매출 전망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주가는 3% 떨어졌다. 인텔은 15년 만에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간외 주가가 9%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