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컴퓨팅도 판다"…메타, 수천억달러 투자 회수 승부수

첫 AI 모델 유료화…오픈AI·앤트로픽보다 75% 저렴
데이터센터 임대·AI 클라우드도 검토…"컴퓨팅 새로운 수익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024년 9월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기술 팟캐스트 '어콰이어드' 공개 녹화에서 가상현실(VR) 안경 착용 동작을 흉내 내고 있다. 2024.09.1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메타플랫폼이 처음으로 자체 인공지능(AI) 모델을 기업 고객에게 유료 판매하는 동시에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임대하는 AI 클라우드 사업까지 검토하면서 AI 투자 수익화에 본격 나섰다.

수천억달러를 투입해 구축한 AI 인프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으로, 생성형 AI 경쟁이 '더 좋은 모델'에서 '누가 돈을 버느냐'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AI 모델과 컴퓨팅 인프라는 앞으로 중요한 사업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내부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외부에 임대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첫 AI 유료화…"오픈AI보다 훨씬 싸게"

메타는 이날 최신 AI 모델 '뮤즈 스파크(Muse Spark) 1.1'을 공개하고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처음 유료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API는 외부 개발자가 메타의 AI 모델을 자신의 서비스나 프로그램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개발자는 자체 AI 모델을 구축하지 않고도 메타 AI를 활용할 수 있으며 사용량(토큰)에 따라 요금을 지불한다.

저커버그는 "이번이 메타의 첫 본격적인 상용 API"라며 "가격은 매우 공격적이고 매력적으로 책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는 API 이용료를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경쟁사 최고급 모델의 약 25% 수준으로 책정할 계획이다. 일정 사용량까지는 무료로 제공한 뒤 그 이상부터 과금하는 방식이다.

그는 "다른 AI 기업들은 지나치게 높은 가격과 높은 마진을 추구하고 있다"며 "최첨단 AI를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메타는 그동안 오픈소스 전략을 앞세워 AI 모델을 무료 공개해왔지만, 이번에는 폐쇄형 모델을 출시하고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처음 사용료를 받으며 수익 창출에 나섰다.

저커버그는 새 모델이 AI 에이전트 기능과 코딩 성능에서 크게 개선됐으며 일부 항목에서는 구글의 제미나이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컴퓨팅도 팔겠다"…AI 클라우드 사업 검토

메타는 AI 모델 판매에 그치지 않고 AI 인프라 자체를 판매하는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컴퓨팅 자원을 사용하겠다는 제안 가격이 너무 높아 어떤 경우에는 내부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외부에 임대하는 편이 더 합리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메타는 자체 데이터센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AI 모델을 서비스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구글 클라우드와 유사한 형태다.

또 AI 모델이 아니라 GPU와 데이터센터 같은 순수 컴퓨팅 자원을 임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AI 클라우드 전문업체 코어위브(CoreWeave)와 비슷한 사업 모델이다.

저커버그는 "설령 우리가 모든 컴퓨팅을 직접 사용하지 않더라도 AWS나 애저처럼 장기 계약을 통해 충분히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AI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앤트로픽과 구글 등에 임대하는 전략도 "매우 흥미로운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AI 투자, 이제는 돈 벌어야 할 단계"

블룸버그는 이번 발표가 메타의 AI 전략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메타는 올해 캐나다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과 초거대 AI 인프라 구축, AI 반도체 확보,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 설립, 핵심 AI 인재 영입 등에 수천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막대한 투자에 비해 뚜렷한 수익 모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메타는 AI 챗봇 유료 구독 서비스와 기업용 AI 에이전트 판매를 추진하는 데 이어 AI 모델 API 판매와 AI 클라우드 사업까지 추진하며 AI 인프라를 본격적인 수익 사업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메타의 이번 행보가 생성형 AI 경쟁이 기술 개발을 넘어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자원, AI 모델을 판매하는 'AI 인프라 비즈니스'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