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칩 베어마켓 진입…높은 밸류에이션에 투심 급랭
삼전닉스·마이크론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열풍을 이끌었던 메모리 반도체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베어마켓(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에 진입했다.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분기 실적도 투자심리를 되살리지 못하면서 AI 메모리 랠리가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라운드힐 메모리 ETF(DRAM)는 최근 종가 기준 고점 대비 모두 20% 이상 하락하며 베어마켓에 진입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도 메모리 반도체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마이크론은 4.7% 떨어졌고 샌디스크는 7.3% 급락했다.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밴에크 반도체 ETF(SMH)는 3% 넘게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 이상 밀렸다.
특히 삼성전자는 시장 기대를 웃도는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가 약 7% 급락했다. 시장은 역대급 실적보다 AI 투자 확대에 대한 높은 기대와 밸류에이션 부담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번 조정은 메모리 반도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6월 25일 이후 반도체 업종 시가총액은 약 1조5000억달러가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야후파이낸스는 전했다.
마이크론의 시가총액은 약 3500억달러 감소했고, 샌디스크, 인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도 각각 1000억달러 이상 시가총액이 줄었다.
낙폭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 씨게이트, 테라다인, 온세미컨덕터, 글로벌파운드리스 등 25개 반도체 종목이 최근 20% 이상 하락하며 베어마켓에 진입했다.
다만 반도체 업종 전체가 약세장에 들어선 것은 아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아직 고점 대비 20% 하락에는 미치지 않았으며, 베어마켓에 진입하려면 추가로 약 9% 더 하락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AI 투자 사이클이 끝난 것이 아니라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UBS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울리케 호프만-부르샤르디는 "AI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하며 반도체와 하드웨어 분야의 투자 기회도 남아 있다"면서도 "다음 주가 상승은 특정 업종이 아니라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도 반도체주의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는 대신 올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초대형 클라우드 기업(하이퍼스케일러)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0일 예정된 SK하이닉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이 AI 투자심리를 가늠할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상장이 AI 열풍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투자자들이 AI 관련주의 고평가를 재점검하는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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