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데뷔전 매파 본색…美단기채 급등 "10월 전 금리인상 반영"
2년물 13bp 폭등해 1년여만 최대폭…"시장, 연준의 인플레 대응력 신뢰 확인"
워시, 매파적 동결 후 "좋은 가족 싸움" 언급…'연준 독립성-트럼프' 균형잡기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안정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면서 채권시장이 요동쳤다. 단기 국채 금리는 1년여 만에 최대 폭으로 뛰었고, 선물시장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 금리 인상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씨티 웰스의 케이트 무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정책 당국자들로부터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는 없다는 메시지를 매우 명확하게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 전까지 월가는 이란전쟁발 유가 충격으로 소비자물가가 3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른 이후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났다고 대체로 봐왔다.
다만 연준이 얼마나 빠르게 인플레이션 대응 모드로 전환할지, 또 워시 의장이 전임자 제롬 파월에게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굴복할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남아 있었다.
워시 의장이 물가 안정 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 두 가지 의문은 일단 해소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워시 의장은 팬데믹 이후 물가가 2% 목표를 지속적으로 웃도는 상황에서도 연준이 낙관적 전망을 고수해온 점을 직접 비판했다. 매파적 메시지는 위원의 절반이 연내 금리 인상을 예상한 점도표로도 뒷받침됐다.
BMO 캐피털마켓의 이안 린겐 미국 금리전략 헤드는 "시장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능력과 의지에 대한 신뢰를 새롭게 확인했다"며 "중앙은행 독립성 측면에서 좋은 하루였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메시지는 시장의 포지션 재편을 촉발했다. 통화정책 기대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2년물 국채 금리는 13bp(1bp=0.01%포인트) 급등해 2025년 4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연준 회의 당일 기준으로는 2008년 이후 최대 폭이다.
선물시장에서는 중간선거 직전인 10월까지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완전히 반영하기 시작했다. 반면 30년물 국채 가격은 올라(금리 하락) 장기적으로는 물가가 결국 잡힐 것이라는 신뢰를 나타냈다.
유가는 미·이란이 종전에 가까워지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목표 위에 고착시키는 요인은 에너지만이 아니다. 고용 증가세가 되살아났고 경기는 예상을 깨고 견조함을 유지하고 있다. 기록적인 주가 상승이 소비를 떠받치고 있고, 인공지능(AI) 붐은 빅테크의 투자 지출을 폭발적으로 늘렸다.
물론 워시 의장은 금리 인상을 약속하지는 않았고, 이날도 금리를 동결한 뒤 사전에 인상 경로를 제시할 이유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당장 금리를 올리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피하며 내부 토론을 "좋은 가족 싸움"이라고 표현했다.
오션파크 자산운용의 제임스 세인트 어빈 CIO는 워시 의장이 연준의 신뢰를 지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균형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두 주인을 동시에 섬기려는 것"이라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라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2006년부터 2011년 재임 시절 대표적인 매파 인사였다. 하지만 이후 연준의 강한 비판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AI가 생산성 향상을 통해 강력한 디스인플레이션 효과를 낼 것이라며 연준의 인플레이션 전망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첫 기자회견에서 그가 내놓은 입장은 달랐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2024년 말과 지난해 말 금리를 낮춘 연준이 이제 다시 물가 안정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고 있다고 워시 의장은 분명히 밝혔다는 것이다.
뱅크오브나소의 윈 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워시의 데뷔는 매우 탄탄했다"며 "핵심은 연준이 하반기 금리 인상에 훨씬 더 적극적으로 나설 준비가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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