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첫 FOMC 독립성 시험대…인플레 4.2%·트럼프 압박 '협공'

취임 3주만에 16~17일 정례회의 주재…연내 금리인상 베팅 많아져
"물가 데이터 이해한다는 점을 행동으로 보여야"…종전 MOU 변수 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취임식에서 워시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6.05.2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취임 3주 만에 첫번째 금리정책 결정회의를 주재하며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시험대에 오른다.

인플레이션은 3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치솟는 상황에서 연준 내부에서는 위원들 간 이견이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 국채를 내던지며 연준이 12월까지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라는 쪽에 베팅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것과 정반대 방향이다.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자체의 결과에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할 것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시장의 눈은 워시 의장의 첫 기자회견과 연준 성명, 경제 전망에 쏠려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 모드로 전환할 의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면 월가는 안도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워시 의장이 백악관 눈치를 보다 연준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

앤더슨인스티튜트의 제임스 클라우스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어느 방향으로 보더라도 그에게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2006~2011년 연준 이사 시절 강경 매파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이후 연준의 거센 비판자로 변신해 인공지능(AI)이 생산성을 높여 강력한 디스인플레이션 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취임 이후 통화정책에 대해 일절 침묵을 지키고 있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컬럼비아스레드니들의 에드 알후사이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에 "워시가 통화정책에 대해 정말 오랫동안 발언하지 않았다"며 "우리 모두 워시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닭 내장으로 점을 치듯 짐작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제 여건은 급격히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치솟으면서 기업들이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4.2% 올라 2023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년물 미국채 수익률은 4%를 웃돌아 연준 기준금리를 상회하고 있고, 30년물 수익률은 지난달 2007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월가가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다만 미·이란 합의 소식은 이 같은 금리 인상 베팅에 즉각 제동을 걸었다. 유가 급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스왑 거래자들은 올해 연준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난 12일 79%에서 15일 61%로 낮춰 잡았다.

연준 내부도 심상치 않다. 4월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 위원들이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3명은 연준 성명 문구에 반대표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들어 워시 의장이 금리를 올리면 틀린 것이라며 인하를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워시 의장을 지명할 때는 독립성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제롬 파월 의장을 몰아내려 했고 파월은 통화정책에 굴복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보복으로 형사 조사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듀크대 엘런 미드 교수는 "워시 의장이 오랫동안 보여줬던 반인플레이션 성향을 이번에도 보여주길 기대한다"며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 그는 데이터가 보내는 메시지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카토인스티튜트의 노버트 미셸은 "대통령이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기대할 이유가 없다"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BNY의 제이슨 그라넷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첫 회의는 영원히 첫 회의로 남는다"며 "성명, 의사록, 기자회견까지 이번 회의에는 씹어볼 것이 많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