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근원물가 4개월째 목표 하회에도 공장생산 '깜짝 반등'

6월 혹은 7월 금리인상 '무게'…AI 반도체 수요 왕성

2026년 4월 13일 일본 도쿄 신주쿠의 복권 판매소 옆에 자판기가 설치돼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의 5월 도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개월 연속 일본은행(BOJ) 목표치를 밑돌았지만, 인공지능(AI) 관련 수요에 힘입어 공장 생산이 예상과 달리 반등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힘을 실었다.

29일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신선식품을 제외한 5월 도쿄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1.3% 상승했다. 4월의 1.5%보다 둔화된 것으로 시장 예상치인 1.5%도 밑돌았다. 도쿄 근원 물가는 6개월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으며 일본은행 목표치인 2%를 4개월째 하회했다.

일본은행이 물가 추세를 판단할 때 중시하는 신선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근원 물가는 1.6% 상승해 4월의 1.9%보다 둔화됐다.

전기·가스요금과 수도요금, 학비 보조금 정책이 물가 상승세를 억제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쿄 물가는 전국 물가 흐름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하지만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이 향후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

손포연구소플러스의 고이케 마사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중동 분쟁에 따른 비용 압박은 에너지뿐 아니라 광범위한 상품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정부 지원책이 일부 영향을 완화할 수는 있겠지만 실질임금을 다시 마이너스로 밀어넣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생산 지표는 예상보다 견조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4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0.9% 감소를 예상했지만 AI 관련 반도체 수요가 제조업 전반을 떠받치며 전망을 뒤집었다.

반도체 검사장비 생산은 전월 대비 44.3% 급증했고 산업용 및 전기기계 생산도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출하는 16.2% 감소했다. 정부 조사에서 제조업체들은 5월 생산이 5.1% 증가한 뒤 6월에는 0.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마르셀 틸리언트 아시아태평양 담당 대표는 "4월 경제지표는 일본 경제가 에너지 가격 충격을 견뎌내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다음 달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오는 6월 15~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0.75%에서 1.0%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하지만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은 일본은행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물가를 자극하는 동시에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의 성장세를 둔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라 자본 연구소는 "단순한 물가 상승을 넘어 경제 활동 자체가 멈춰 설(standstill)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