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SK하닉 랠리에 '저PER의 함정' 거론…"시장은 평가유보"
마이크론 예상 PER 아직 10배 수준…"낮은 밸류에이션, 시장의 의심 반영"
"AI 시대 메모리 지위 달라져" 평가에도…일각 "메모리는 결국 메모리"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며 인공지능(AI)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지만 월가에서는 오히려 낮은 밸류에이션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최근 시총 1조 달러를 넘어섰지만 향후 1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안팎에 머물고 있다. 같은 AI 대표주인 엔비디아가 20배 이상의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낮은 PER은 저평가라는 의미에서 주가의 추가 상승여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이어지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 등 메모리 업체들이 수혜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마이크론은 최근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했고 SK하이닉스도 이보다 앞서 1조 달러 클럽에 입성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병목 지점으로 부상하면서 과거와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장에서는 HBM 공급 부족이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클레이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가 HBM 시장 선두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며 공급 부족과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월가 일각에서는 낮은 밸류에이션 자체가 경고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AGF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존 포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메모리 업종의 경우 실적이 정점에 가까울수록 PER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현재 실적이 아니라 향후 공급 확대와 가격 하락 가능성을 먼저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메모리 산업은 과거에도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 실적 호조가 이어진 뒤 공급 증가와 함께 급격한 업황 둔화를 반복해왔다. 포터는 "오히려 낮은 밸류에이션이 향후 실적 둔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현재 시장이 AI가 메모리 산업의 구조 자체를 바꿔놓을지 여부를 놓고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투자 확대가 장기화되면서 HBM이 기존 D램과 다른 전략 자산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결국 메모리 산업 특유의 경기순환 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시각도 여전하다는 것이다.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추가 상승할지 여부는 AI 수요가 얼마나 오랫동안 공급 부족을 유지시키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시장은 아직 AI 메모리 업체들을 엔비디아처럼 평가할지, 과거 메모리 업체들처럼 평가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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