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말만 막아도 성공"…6월 美FOMC로 워시 첫 시험대

대차대조표·점도표·기자회견 손질 예고…'AI 생산성 혁명' 강조
전문가 "연준 개혁은 장기전…하루 아침에 바꾸려 하진 않을 것"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자가 2026년 4월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케빈 워시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다음달 처음으로 통화정책 회의를 주재하지만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금리인하는커녕 '인상론만 잠재워도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동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확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압박이 동시에 커지는 가운데 워시가 연준 내부 매파 기류를 얼마나 통제할 수 있을지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워시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분석 방식과 대차대조표 운영, 시장 커뮤니케이션 전략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개혁 구상을 갖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실제 변화 속도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나온다고 로이터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준 내부와 월가에서는 워시가 시장 충격을 감수하면서까지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2006~2009년 워시와 함께 연준 이사를 지낸 랜들 크로즈너 시카고대 교수는 로이터에 "그가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실제 실행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당장 하루아침에 연준 시스템을 뒤집는 식의 변화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워시의 가장 현실적인 첫 과제는 6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론 확산을 막는 일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미국 실업률은 4.3%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고 있다. 특히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물가 압력을 다시 키우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FOMC에서는 세 명의 위원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방향으로 성명서를 수정해야 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매파 흐름이 추가로 확산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워시는 최근까지 인공지능(AI) 생산성 혁명이 장기적으로 물가를 낮추고 금리인하 여력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AI 확산이 생산성을 높여 비용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논리다.

또 연준이 장기채 보유 규모를 축소하면 단기금리를 낮출 공간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워시는 현재 물가 지표가 실제 인플레이션 압력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하지만 연준 내부에서는 반론도 적지 않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오스틴 굴스비 총재는 최근 AI 혁명이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 투자 기대가 소비와 자산시장 과열을 부추기고 데이터센터·전력·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이어질 경우 오히려 물가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굴스비는 "AI 혁명이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을 높일 수 있지만 연준이 당장 미래 디스인플레이션을 믿고 금리를 내리기에는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워시는 과거부터 연준의 과도한 시장 개입과 대규모 자산매입 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현재 약 6조7000억 달러 규모인 연준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고 시장과의 소통 방식도 보다 신중하고 절제된 형태로 바꾸려 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정례화된 기자회견,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금리전망 점도표에 대해 워시는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 지나치게 명확한 정책 신호를 주는 방식이 오히려 자산시장 왜곡을 키웠다는 판단이다.

연준 의장 기자회견은 2011년 벤 버냉키 전 의장 시절 처음 도입됐으며 당시에는 분기마다 연 4회만 열렸다. 이후 제롬 파월 현 의장 체제에서 2019년부터 모든 FOMC 회의 직후 연 8회 기자회견이 열리는 방식으로 확대됐다. 파월은 당시 "모든 회의가 정책 변화 가능성을 가진 회의"라는 점을 강조했다.

점도표(dot plot)는 2012년 버냉키 전 의장 시절 도입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공개된 자료로, 연준 이사 7명과 뉴욕 연은 총재, 나머지 지역 연은 총재들을 포함한 총 19명의 향후 금리 전망이 점 형태로 표시된다. 실제 FOMC 투표권자는 12명이지만 점도표에는 비투표 위원들의 전망까지 모두 반영된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