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올라도, 금리인하 없어도…뉴욕증시 "문제없다!?"
나스닥지수 10거래일째 상승…S&P500은 52주 최고치 근접
협상 기대·실적 상향에 "중동 단기변수" 인식…"너무 안일" 경고도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 증시가 중동 전쟁과 유가 급등, 금리 인하 기대 후퇴라는 삼중 악재 속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단기 변수로 보고 기업 실적과 경기 펀더멘털에 무게를 두며 낙관 시나리오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 500 지수는 1.18% 상승해 52주 최고치에 근접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1.96% 오르며 기술주 중심으로 10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재 시장의 핵심 전제는 더 명확해졌다. 이번 중동 리스크가 구조적 변화가 아니라 단기 충격이라는 인식이다.
체이스 인베스트먼트 카운슬의 피터 투즈 대표는 로이터에 "시장은 이번 사태를 고유가·고금리 체제의 시작이 아니라 단기간 내 극복 가능한 리스크로 보고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지금과 같은 강한 주가 흐름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식은 유가 구조에서도 확인된다. WTI 원유 근월물은 90달러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연말물은 70달러대에 형성돼 있어, 시장이 에너지 충격을 단기적 현상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에드워드존스의 안젤로 쿠르카파스는 "시장에서는 현재의 에너지 충격을 단기적인 교란으로 보고 있으며 이후에는 기존의 경기 회복 흐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낙관론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틀 콜러헌의 브래드 콩거는 "시장에는 상황이 빠르게 해결될 것이라는 안일한 기대가 반영돼 있다"며 "현재 경제 환경은 전쟁 이전보다 훨씬 나쁜데 주가는 같은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지금 증시는 전쟁 이전보다 훨씬 불리한 환경에 놓여 있다. 유가는 약 40% 상승했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금리는 4%대를 넘어섰다. 동시에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하지만 뉴욕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하는 최대 배경은 기업 실적으로 보인다. S&P500 기업들의 2026년 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전쟁 이후 오히려 19%로 상향 조정됐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크리스 파시아노는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이익 전망은 계속 상향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이 개선되고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시장 환경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전쟁 여파로 밸류에이션 부담도 일부 완화됐다. S&P500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고점 대비 낮아지며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개선된 상황이다.
현재 시장은 상반된 변수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쟁과 유가, 금리라는 단기 리스크와 실적과 경기 회복이라는 중장기 펀더멘털이 충돌하는 구조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는 "추가적인 긴장 고조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시장은 이미 상당한 불안을 가격에 반영했다"며 "실적 시즌이 증시에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향후 시장 방향은 전쟁의 지속 여부에 달려 있다. 충돌이 단기간 내 봉합될 경우 현재의 낙관적 시나리오는 강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고유가와 금리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증시는 재평가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의 랠리는 단순한 반등이 아니라, '이번 위기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집단적 판단에 기반한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시장은 이미 결론을 내린 듯 보이지만, 그 전제가 흔들릴 경우 변동성 역시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운 국면이라고 로이터는 진단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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