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뉴욕증시 '비중확대' 상향…"중동리스크보다 기업이익"

기술주 이익 성장 기대 반영…"지정학 조정은 매수 기회"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근무하고 있다. 2026.4.1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중동 전쟁 리스크에도 뉴욕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견조한 기업 실적, 특히 기술주 중심의 이익 성장세가 유가 급등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 블랙록은 판단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블랙록 산하 투자전략 조직인 블랙록 투자연구소는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유가 급등 등 지정학적 변수가 글로벌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기업 실적 전망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최근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가 일부 반영되면서 S&P 500 지수는 3월 말 기록했던 7개월 저점 대비 약 8% 반등했다. 뉴욕 증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경기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 민감하게 반응했었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성과 없이 종료된 이후에도 시장은 실적 시즌에 초점을 맞추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블랙록 투자연구소의 장 보뱅 대표는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축소됐지만, 이익 성장률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며 "2026년 기술주 이익 증가율은 43%로, 지난해 26%에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전망은 신흥국 증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블랙록은 강한 이익 성장세를 이유로 신흥국 주식 역시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월가 주요 기관들도 유사한 시각을 내놓고 있다. 견조한 기업 실적이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상쇄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월가의 중론이다.

JP모건은 지정학적 충격으로 인한 증시 하락이 장기화하기보다 매수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의 미슬라브 마테이카 전략가는 "추가적인 긴장 고조가 있더라도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정학적 충격에 따른 조정은 결국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충격에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한 측면도 있다.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 등 주요 기술주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S&P 500 대비 1.2배 수준으로 낮아져, 과거 1.7배에서 크게 축소됐다.

모건스탠리 역시 최근 증시 하락을 장기 약세장의 시작이 아닌 조정으로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금융, 산업재, 소비재 등 경기 민감 업종과 인공지능(AI) 관련 대형 성장주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도 3월 초 글로벌 증시에 단기 조정 위험은 존재하지만, 본격적인 약세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기업 실적 전망은 전쟁 이후에도 오히려 상향되고 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데이터에 따르면 S&P 500 기업들의 1분기 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13.9%로, 전쟁 이전 예상치(12.7%)보다 높아졌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