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직전 유가 하락 1.4조 베팅"…美민주, 내부자 거래 조사 촉구
반복된 선제 매도에 의혹 증폭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군사작전 유예나 휴전 발표를 앞두고 원유 선물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대규모 매도 거래가 발생하면서 내부자 정보 유출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민주당의 리치 토레스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발표 직전 발생한 비정상적 거래에 대해 공식 조사를 촉구했다.
토레스 의원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서한을 보내 원유 및 주식 선물 거래 내역을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거래의 속도와 규모, 구조 모두 의심스럽다"며 "규제당국이 이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SEC는 관련 사안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으며, CFTC 역시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CFTC는 최근 원유 선물 시장의 비정상적 거래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 직전마다 대규모 매도 거래가 반복적으로 포착됐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월 23일 뉴욕 시간 오전 6시49분부터 단 2분 동안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약 600만 배럴 규모가 매도됐다. 직전 5거래일 평균(약 70만 배럴)의 8배 수준이다. 매도 15분 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발전소 공격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공격 유예 소식에 유가는 장중 14% 추락했다.
이와 유사한 패턴은 최근 휴전 발표 직전에도 나타났다. 로이터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2주 휴전 발표 2시간 45분 전 약 9억5000만 달러(약 1조4000억 원) 규모의 원유 선물 매도 포지션을 구축했다.
당시 투자자들은 브렌트유와 WTI 선물 총 8600계약을 한 번에 매도했는데, 이는 통상 알고리즘을 통해 분산 집행되는 거래 방식과 달리 매우 이례적인 대량 일괄 거래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특히 이러한 거래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2주 휴전을 발표하면서 유가는 하루 만에 약 15% 폭락해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거래가 단순한 헤지(위험 회피) 수요를 넘어서 정책을 선반영하는 '내부자 거래'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포지션이 짧은 시간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사전에 정책 방향을 인지한 세력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원유 시장 변동성 확대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쟁 이전 하루 평균 약 30만 계약 수준이던 브렌트유 선물 거래량은 최근 100만 계약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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