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최우선?" 트럼프 중대발표 '마감 후·개장 전' 나온다
'이란 발전소 공격 5일 유예' 뉴욕 금융시장 월 개장 직전 발표
상호관세·마두로 체포·이란 전쟁 등서도 비슷한 패턴…시장 반응 고려한 전략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 문제까지도 금융시장 개장과 폐장 시점에 맞춰 주요 정책 발표를 조정하는 이른바 '친시장적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이번 이란 사태에서도 증시 폭락이 예상되던 월요일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을 불과 2시간 앞두고 대규모 공격을 '5일 유예'하는 발표하면서 시장 반등을 유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이란과의 실질적 협상 진전보다는 이번주 금요일 장 마감까지 시간을 벌기 위한 정치적 판단일 가능성이 크다고 CNN방송이 분석했다. 지난해 4월 글로벌 관세 전략부터 올해 1월 베네수엘라 군사작전과 2월 말 시작된 이란 전쟁까지 시장 반응에 따른 비슷한 전략을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가장 최근 이란 사태에서 이러한 패턴은 더욱 공고해졌다. 트럼프는 토요일이었던 22일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라는 최후통첩을 이란에 제시했다.
주말 나온 발표에 월요일 개장 전 불안심리를 키웠다가 23일 오전 7시 5분 개장을 불과 2시간 앞두고 5일 유예카드를 내밀며 시장의 반등을 유도했다.
트럼프 메시지에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1.5%대로 반등했고 유가(브렌트유)는 2주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이란 전쟁을 시작할 때도 이러한 시간차 패턴은 마찬가지였다. 트럼프는 2월 28일 토요일 새벽 2시 30분 트루스소셜에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쟁을 선포했는데 금융 시장의 정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주말을 틈타 즉각적 금융시장의 충격을 제한했다.
또 3월 9일 월요일 오후 장마감을 불과 몇 십분 남겨 놓고 트럼프는 "전쟁이 사실상 끝났다(very complete)"라고 말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줬다.
금융시장의 반응에 따른 시간차 패턴은 관세 정책과 외교 현안에서도 반복됐다. 지난해 4월 2일 수요일 트럼프는 이른바 '해방의 날'을 선언하며 기자회견을 오후 4시 시작했지만 핵심 내용은 마감 이후인 4시 30분께 공개했다. 시장 충격이 즉각 반영되지 않도록 장 마감 이후 발표하는 방식이 활용된 것이다.
또 관세 발효시점은 4월 5일 토요일 자정 이후로 설정해 뉴욕 금융시장이 열리지 않는 시간대를 택해 단기 변동성을 통제했다. 그리고 4월 7일 월요일 오전 9시 개장 직후에는 "침착하라"며 "지금은 매수할 때"라는 메시지를 올린 후 다음날일 8일 화요일 관세 90일 유예를 발표했다. 8일 뉴욕 증시는 연중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가 유예 발표에 2008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그리고 반등했다.
2026년 새해 벽두 1월 3일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했던 일과 1월 21일 해외 순방 중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점령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일 역시 금융시장의 개폐장 시간에 따라 설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두고 트럼프의 발언 자체보다 발언 시점과 시장 반응 간의 상호작용에 주목했다. 시장의 변동성은 정책 변화가 아니라 정치 메시지의 타이밍과 이에 반응하는 투자심리가 맞물린 결과라고 CNN방송은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가 촉발한 5분 랠리는 월가에 분명한 신호를 전달한다"며 "이번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절벽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끝내고 싶어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세나 그린란드, 베네수엘라 사태와 다르게 이번 이란 전쟁은 트럼프가 시작한 것만큼이나 쉽게 끝낼 수 있을지, 그 여파가 단기에 그칠지는 불분명하다. 이란 전쟁의 조기 종식 기대감에도 이번 사태에 따른 중동 불안을 말로만 해소하는 데에 한계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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