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밑으로…트럼프 “이란 공격 보류·협상 진행”(종합)

브렌트 장중 14% 폭락·WTI 88달러…2주 만에 최저 수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멤피스의 그레이스랜드(엘비스 프레슬리 저택)를 떠난 뒤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2026.3.23ⓒ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공격 보류와 협상 가능성 발언에 폭락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 타격 계획을 연기하고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유가는 장중 14% 넘게 급락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한때 급락 후 일부 낙폭을 줄였지만, 브렌트는 약 2주 만에 처음으로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WTI는 배럴당 88달러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5일 유예" 발언에 급락…협상 기대 반영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과의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갈등 완화 기대를 키웠다. 그는 "가능한 한 많은 원유를 시장에 공급하고 싶다"며 "합의가 이뤄지면 유가는 급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란에 뉴욕 시간 기준 월요일인 23일 저녁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할 것을 요구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발전소를 폭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이란은 보복 조치로 중동 전역의 에너지, 정보기술(IT), 상수도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고, 이로 인해 물가가 급등했다.

그러나 23일이 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생산적" 회담을 가졌다며 이란에 5일간의 추가 기한을 주겠다고 밝혔다. 양국간 협상 소식에 최근 유가 상승을 자극했던 군사 충돌 우려를 완화시키며 시장의 매도세를 촉발했다.

외교정책연구소의 아론 스타인 소장은 "분쟁 당사자들의 요구는 여전히 양측 모두 극단적인 수준이므로, 모두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발언은 "분명 시장의 불안을 완화시키는 요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공급 차질 여전…"변동성 장세 지속"

하지만 변동성 위험은 여전하다. 이란은 협상 진행 사실을 부인하며 불확실성이 지속됐고, 호르무즈 해협 역시 여전히 사실상 봉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은 크게 위축된 상황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약 20%가 영향을 받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의 사상 최대 변동 폭 가운데 상당수가 이번 전쟁 이후 발생할 정도로 시장 변동성도 극단적으로 확대됐다.

시장에서는 협상 기대가 유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지만, 실제 공급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큰 폭의 등락이 반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라보뱅크의 에너지 전략가 플로렌스 슈미트는 블룸버그에 "이번 조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해제하는 것이 아니며, 에너지 시장은 여전히 실제 공급 차질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공급 재개를 더 미루면서 시간을 벌고 있는 셈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