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中, H200 수입승인 마무리단계"…'사실상 금지' 관측도
中정부, 40만개 구입 승인설…까다로운 조건 붙어 무용지물 관측도
엔비디아, 불확실한 中 대신 '오픈AI' 지분투자 시사하며 美동맹 강화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조건부 승인을 얻은 고성능 인공지능(AI) 칩 'H200'의 중국 수출을 자신했지만,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보이지 않는 규제'로 엔비디아를 길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엔비디아는 지지부진한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을 상쇄하기 위해 오픈AI 직접 투자라는 승부수를 띄우며 대응에 나섰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대만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H200의 중국 판매 라이선스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중국 정부가 긍정적인 결정을 내려주기를 고대하며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수출 승인이 임박했다는 긍정적 시그널로 읽힌다.
H200은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블랙웰에 비해서는 떨어지지만 기존 중국 전용 칩 H20보다는 성능이 크게 뛰어난 제품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수익 일부를 25% 관세 부과 형식으로 미국 정부가 가져가는 조건으로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했으나, 중국 정부가 통관 절차를 금지시켰다거나 중국 기업들에 구매 금지령을 내렸다는 등 명확한 중국 정부의 수입 승인이 이뤄지지 않아 왔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 전날(28일)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이미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자국 빅테크 기업에 약 40만 개의 H200 칩 구매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번 승인에 까다로운 '제한 조건'이 붙었다는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지적했다.
로이터는 "승인 조건이 지나치게 제한적이어서 실제 고객사들이 이를 구매 주문(PO)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겉으로는 미국의 기술을 받아들이는 척하면서도, 실제로는 자국 AI 칩이 성장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엔비디아 칩 도입 속도를 조절하는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젠슨 황은 이러한 조건부 승인설에 대해 "그런 정보를 받지 못했다"며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베이징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고도의 외교적 수사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H200이 미중 기술 패권의 핵심 뇌관인 만큼, 엔비디아로서도 섣불리 불만을 표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젠슨 황은 공급망의 핵심인 TSMC의 생산 능력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TSMC 웨이퍼에 대한 수요가 대만 내에서 가용 가능한 에너지 총량을 훨씬 초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H200의 중국 수출이 승인되더라도, 폭발하는 AI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물리적(전력·패키징)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결국 엔비디아 앞에는 중국 정부의 '정치적 장벽'과 생산 현장의 '물리적 장벽'이라는 두 가지 과제가 동시에 놓여 있는 셈이다.
중국 시장의 문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젠슨 황이 꺼내 든 카드는 '오픈AI 지분 투자'다. 중국발 매출 공백 리스크를 확실한 미국 내 'AI 동맹' 강화로 메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은 이날 오픈AI 투자 계획을 묻는 말에 구체적인 규모는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투자하고 싶다"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 IT 전문매체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현재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과 함께 오픈AI의 신규 펀딩 라운드에 참여를 논의 중이다. 전체 투자 논의 규모는 최대 600억 달러(약 86조 원)에 달하며, 엔비디아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엔비디아 GPU 생태계에 오픈AI를 영구적으로 묶어두려는 전략이다. 중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는 동안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AI 모델 기업의 주주로 올라서며 독점적 지위를 다지고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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