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버리 "하이퍼스케일러, 장비 수명 길게 잡아 수익 부풀려"

"칩·서버장비 수명을 늘려 감가상각 줄여…AI시대의 분식회계"

마이클버리 X 계정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영화 '빅쇼트'로 유명한 월가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미국의 주요 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회계상 수익을 인위적으로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버리는 11일(현지시간) X에 글을 올려 하이퍼스케일러라 불리는 대형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제공업체들이 감가상각 비용을 적게 계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칩과 서버장비의 수명을 실제보다 길게 잡아 감가상각을 줄이는 것으로 현대 회계에서 흔히 발생하는 사기 수법 중 하나라고 그는 지적했다.

버리는 특히 엔비디아 칩과 서버를 2~3년 주기로 대규모로 구매하면서도 컴퓨팅 장비의 사용 가능 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회계 처리 방식이 2026~2028년까지 약 1760억 달러의 감가상각을 과소 계상하게 되며, 산업 전반의 보고 수익을 인위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리는 오라클과 메타 플랫폼스를 지목하며, 2028년까지 이들 기업의 수익이 각각 약 27퍼센트, 21퍼센트 과대 보고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날 오라클과 메타는 주가가 각각 1.9%, 0.7%씩 내렸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고가의 자산을 구매할 경우, 일반적으로 인정된 회계 기준(GAAP)에 따라 자산의 예상 수명에 따라 비용을 분산해 감가상각 처리한다. 자산의 수명을 길게 잡을수록 연간 감가상각 비용은 줄어들고, 이는 기업의 순이익을 높이는 효과를 낳는다.

버리는 2008년 금융 위기를 유발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부실 주택담보대출)에 공매도(쇼트)를 걸어 천문학적 수익을 얻고 유명해졌다. 최근에는 AI 열풍이 1990년대 닷컴버블과 유사하다고 경고하며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했다.

9월 30일 기준으로 엔비디아에 대해 약 1억 8700만 달러, 팔란티어에 대해 약 9억1200만 달러 규모의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당 옵션의 행사가격이나 만기일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청산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에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버리의 베팅에 대해 "미친 짓"이라며 버리가 해당 포지션을 현재 유지중인지 불확실하다고 반박했다.

팔란티어 주가는 지난주 11% 폭락했다가 월요일인 10일 9% 반등했다가 11일 1.4% 하락 마감했다. 지난주 7% 하락한 엔비디아는 10일 6% 반등했지만 11일 3% 떨어졌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