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해상' 확전…"추가 항만 비용 소비자 전가 위험"

상대국 선박에 항만수수료 부과 시작…"전세계 유조선 13%, 컨테이너선 11% 영향"
中상무부, 한국 한화오션 美자회사 5곳 제재…미중 무역전쟁 휘말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의 첫 대통령 임기 때인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 전 인사를 나눈 뒤 자리에 앉으려 이동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 경제를 이끄는 쌍두마차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서 해상 무역이 핵심 전선으로 떠올랐다. 장난감부터 원유에 이르는 거의 모든 제품을 운송하는 해운·조선 업계가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추가 항만 수수료를 내야 한다.

14일 미국이 중국의 해운 및 조선 산업 지배력을 줄이고 자국 조선업을 살리기 위해 모든 중국 선박에 대해 항만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중국도 같은 날 즉각적 보복조치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조선업 부활을 돕는 한국 한화오션의 미국 계열사 5개는 중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양국 무역 전쟁에 직접 휘말렸다.

이날부터 미국은 중국 소유 혹은 운영하는 선박과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에 대해 항만 수수료를 징수하겠다는 지난 4월 조치를 강행했다. 180일 유예기간이 지나 이날 발효된 것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중국산 선박은 미국 항만에 정박할 때 순톤당 18달러 또는 컨테이너당 120달러를 지불해야 하며, 향후 3년간 매년 5달러씩 인상된다. 중국인이 소유하거나 운영하지만 중국에서 제조되지 않은 선박은 순톤당 50달러로 시작해 매년 30달러씩 인상된다.

같은 날 중국 역시 보복 조치에 돌입했다. 미국이 소유, 운영, 건조하거나 미국 국적기를 달고 있는 선박도 특별 항만수수료를 징수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미국 선박에 대해 톤당 400위안(56달러)을 부과할 예정이며, 이는 미국이 중국 선박에 부과하는 순톤당 50달러와 사실상 동일하다. 중국은 또한 2028년 4월 17일까지 향후 3년 동안 매년 약 33달러씩 수수료를 인상할 계획으로 미국과 동일하게 발효일을 맞췄다.

미중 해상전쟁 속에서 한국의 한화오션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상무부는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 5곳을 제재 대상에 올리며 중국 개인이나 조직이 해당 기업과 협력, 거래, 기타 관련 활동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전세계 해운 조선 기업들은 당장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가 인용한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중국 국영 컨테이너 선사인 COSCO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COSCO는 2026년에 해당 부문 전체 예상 비용인 32억 달러 중 거의 절반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제프리스증권은 이번 상호 조치로 전 세계 선단의 유조선 13%와 컨테이너선 11%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 큰 피해는 세계 경제와 전세계 소비자들을 향할 수 있다. 그리스 아테네 소재 해운중개업체 엑스클루시브는 "미중의 대칭적 보복 조치로 양국 경제는 해상 과세의 소용돌이에 갇히며 글로벌 화물 흐름을 왜곡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상하이의 한 무역 컨설턴트는 로이터에 새로운 수수료라는 비용 증가는 결국 더 높은 가격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결국 이번 항만 수수료 부과로 오르는 운송 비용은 최종적으로 수입업체와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이는 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