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결속' 中·브라질, 4500㎞ 남미 횡단철도 공동건설 추진
브라질 대서양 연안에서 페루 태평양 찬카이 항까지 연결
완공되면 남미 내륙~아시아 운송 12일 단축…美 '불만'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브라질과 중국이 남미 대륙횡단 철도 건설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교통부와 중국 국가철도그룹은 업무협약(MOU)을 통해 향후 5년간 남미 대륙횡단 철도 건설 관련 타당성 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다.
철도는 브라질 대서양 연안에서 출발해 페루 태평양 연안인 찬카이 항구까지 연결될 계획이다. 길이는 약 4500㎞로, 예상 투입 비용만 700억~720억 달러(약 96조~99조 원)에 이른다.
이 노선이 완공되면 아시아까지 운송 시간을 최대 12일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미 내륙과 태평양 항만이 철도로 연결되면 중국 입장에서는 파나마 운하 등 해상 운송 경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이에 따라 농산물과 광물 수출입도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이미 페루의 찬카이 항구 건설에 자금 약 35억 달러(약 5조 원)를 투입했다. 지난해 11월 개항한 찬카이 항구는 남미와 아시아 간 주요 무역항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발표는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견제해 온 미국에는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라틴아메리카 담당 특별고문인 마리시우 클라버 캐논은 찬카이항이 개항하자 "이곳을 통해 들어오는 물품에 대해서도 (미국 수입 시) 60%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브라질도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철도 건설에 기대가 크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아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농산물·광물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태평양 접근을 필수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다만 경제적 타당성이 약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리마의 중국 및 아시아태평양 연구소 연구원 레올리노 도우라는는 "브라질에서 찬카이까지의 긴 육상 거리는 철도 화물 운송 비용을 대서양 항구를 통한 선박 운송보다 더 높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로의 해상 구간이 짧아져 발생하는 절감 효과가 육상 구간 운송 비용 상승으로 상쇄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업무협약에 따르면 중국과 브라질은 5년간 기술·경제성·환경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자금이 확보되면 수년 뒤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완공까지는 약 5~8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개통 예상 시점은 2030년대 초중반이다.
yeh2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