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생리의학상에 다이서로스·헤게만·나겔…"신경과학 새 시대 열어"(종합)
단백질 '채널로돕신' 발견…빛으로 신경세포 제어 길 열어
광유전학 발전에 기여…"뇌를 지도화할 수 있는 기회 제공"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칼 다이서로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와 페터 헤게만 독일 훔볼트대 교수, 게오르크 나겔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교수가 살아 있는 뇌의 신경세포가 기억과 감정, 행동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규명할 수 있는 길을 연 '광유전학'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202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게 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총회는 5일(현지시간) 신경과학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토대를 마련한 이들 3명에게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헤게만과 나겔은 2000년대 초 단세포 조류에서 독특한 특성을 지닌 단백질인 채널로돕신(channelrhodopsin)을 발견했다.
이 단백질에 청색광을 비추면 단백질을 관통하는 통로가 열리고, 전하를 띤 이온이 세포 안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전기적 자극이 발생한다. 두 사람은 어떤 종류의 세포에 채널로돕신을 넣더라도 해당 세포가 빛에 반응하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이서로스는 쥐의 신경세포에 채널로돕신 유전자를 도입한 뒤 청색광을 비춰 신경 신호를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후 2007년에는 빛으로 신경세포를 제어하는 '스위치'가 살아 있는 생쥐의 뇌에서도 작동하도록 구현했다.
이처럼 빛을 이용해 신경 신호를 제어하는 방법은 현재 '광유전학'(optogenetics)으로 불린다. 노벨위원회는 광유전학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뇌가 감정과 행동, 신체 기능을 어떻게 관장하는지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20세기 들어 학계는 뇌의 어느 영역이 어떤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지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지만 당시 사용된 연구 방법으로는 특정 신경세포의 활동과 행동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입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광유전학은 특정 신경세포를 빛으로 선택적으로 활성화하거나 억제할 수 있게 하면서 이런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연구자들이 특정 신경세포의 활동이 기억이나 감정,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한층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페르 스벤닝손 노벨 생리의학위원회 위원장은 "광유전학은 과거엔 꿈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방식으로 뇌를 지도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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