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처음 대접받은 '푸짐한 한 끼'…81세 농부, 귀갓길 차 사고 비극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중국에서 한 인플루언서의 선행이 예상치 못한 비극으로 이어져 현지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채소를 모두 사주고 따뜻한 점심까지 대접받은 80대 농부가 이른 귀가 도중 교통사고로 숨겼기 때문이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에서 농민들을 돕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인플루언서 장 씨는 지난달 25일 81세 농부 징 씨를 돕는 영상을 공개했다.
팔로워 8만 4000여 명을 보유한 장 씨는 시장에서 채소를 팔고 있던 징 씨의 시금치와 오이, 가지 등 약 75㎏을 모두 구매했다. 징 씨는 ㎏당 0.8위안으로 값을 깎아줬고, 장 씨는 총 60위안을 지불했다.
장 씨는 징 씨가 조금이라도 더 돈을 벌 수 있도록 저울 위에 몰래 발을 올려 무게를 늘리는 장난을 치기도 했다.
이어 장 씨가 "점심을 사달라"고 농담을 건네자, 징 씨는 흔쾌히 승낙했지만 실제로는 장 씨가 비용을 내고 우육면 두 그릇과 요리 4가지를 주문해 함께 식사했다.
식사 자리에서 징 씨는 큰딸이 15년 전 우울증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두 손자를 키우기 위해 매일 직접 농사지은 채소를 도시까지 가져와 팔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육면은 너무 비싸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사를 마친 뒤 장 씨는 남은 반찬을 집에 있는 아내에게 가져가라며 포장까지 해줬다.
훈훈한 영상은 예상치 못한 댓글 하나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자신을 징 씨의 손자라고 밝힌 누리꾼은 "할아버지가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알렸다.
이어 "사고 현장에서 평소라면 절대 사지 않았을 음식들이 발견돼 의아했는데 영상을 보고 이유를 알게 됐다"며 "영상 속 식사가 할아버지의 마지막 식사였고 마지막 모습이었다. 이렇게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처음 봤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점심을 먹지 않았다면 사고를 피했을 수도 있었던 것 아니냐"며 장 씨에게 책임을 돌렸다.
이에 손자는 "마지막 날 누군가 채소를 모두 사주고 평생 먹어보지 못한 식사를 대접했다"며 "선행마저 비난받는다면 앞으로 누가 남을 돕겠느냐"고 반박했다.
징 씨의 조카라고 밝힌 여성도 "삼촌은 평생 농사만 지으며 검소하게 살았고, 그날이 생애 처음으로 제대로 된 식사였다"고 전했다.
사흘 뒤 장 씨는 새 영상을 통해 "할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모두 가족에게 전달했다"며 "앞으로도 가족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돕겠다"고 밝혔다.
이후 현지 온라인에서는 장 씨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비난받아야 할 사람은 선행을 베푼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사고를 낸 운전자"라고 했고, 또 다른 이는 "힘든 삶을 살아온 노인에게 하늘이 마지막으로 따뜻한 식사 한 끼를 선물한 것 같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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