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죽음 각오한 이란 시위대로부터 온 문자…하메네이 정권 떠난 민심

이스라엘 전투기에 "하메네이 사는 데 좀 폭격하면 안 되나"
이란 시위대 '디 엔드(The End)'라는 문자 보내

(서울=뉴스1) 구경진 기자

"이스라엘 전투기가 날아왔을 때도 이란 사람들은 이스라엘을 안 미워했어요. '저기가 하메네이가 사는 데 같은데 저기 좀 폭격하면 안 되나' 이런 말까지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김덕일 고려대 중동·이슬람센터 연구위원은 "이란 사람들의 민심은 이미 오래전에 정권으로부터 떠났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13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1월 8~9일쯤 시위에 참여한 지인들로부터 '디 엔드(The End)'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체제가 끝났다, 우리가 이겼다는 얘기까지 나왔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하메네이가 러시아 모스크바로 도망간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시위대 사이에서는 하늘을 보며 테헤란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항공편이 몇 대 지나가는지 세는 게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위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정권의 전통적 지지층이었던 보수 상인 계층 '바자르'까지 등을 돌렸다는 점을 꼽았다.

김덕일 연구위원은 "가게 문을 열면 열수록 손해가 나는 경제 상황에 대한 항의에서 시작됐지만, 시위는 곧 각계각층, 남녀노소, 전국으로 번졌고 요구도 개혁이 아닌 이슬람 체제 타도로 바뀌었다"고 했다.

극심한 민생 악화 속에서 이란 정부가 군비 지출을 이어온 점이 시위대의 분노를 키웠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가뭄으로 단수 조치가 있었고, 전기 부족으로 단전 사태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민생 대책이 1인당 7달러였다"며 "그러면서 레바논 헤즈볼라나 가자 하마스, 예멘 후티 등에 수억 달러를 지원하는 게 국민들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 현장에서 "우리는 레바논도, 가자도 아니다"라는 구호가 나오게 된 배경이다.

그러면서 이번 시위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의 폭격은 트럼프가 말한 것처럼 핵시설을 완전히 무력화했다기보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1~2년 정도 늦춘 수준"이라며 "그래서 빠르면 1월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다시 공격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이번 대규모 시위가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향후 미국의 대응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시위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보면서 사이버 공격이나 경제를 조금 더 옥죄는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며 "직접 공격에 나설 경우 '시위대는 외세의 조종을 받는 폭도'라는 이란 정부 주장을 강화할 명분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하메네이 정권이 극단적인 상황에 몰릴 경우 "이스라엘이나 중동 내 미군기지, 걸프 지역 석유 시설을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쏟아붓는 최악의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위원은 러시아와 중국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각각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관계 부담으로 적극적으로 나설 여력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1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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